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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292 - 중력 렌즈와 슈퍼컴퓨터의 도움으로 찾아낸 극초거대 질량 블랙홀



 (An artist’s impression of a black hole, where the black hole’s intense gravitational field distorts the space around it. This warps images of background light, lined up almost directly behind it, into distinct circular rings. This gravitational "lensing" effect offers an observation method to infer the presence of black holes and measure their mass, based on how significant the light bending is. The Hubble Space Telescope targets distant galaxies whose light passes very close to the centers of intervening fore-ground galaxies, which are expected to host supermassive black-holes over a billion times the mass of the sun. Credit: ESA/Hubble, Digitized Sky Survey, Nick Risinger (skysurvey.org), N. Bartmann)







(Credit: Durham University)

영국 더럼 대학 (Durham University)의 과학자들이 허블 우주 망원경 이미지와 슈퍼 컴퓨터를 이용해 역대 가장 큰 극초거대 질량 블랙홀 (Ultramassive black hole)을 찾아 냈습니다. 중력 렌즈 효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기반을 둔 천체 현상으로 큰 중력을 행사하는 천체가 빛을 굴절시켜 마치 렌즈처럼 더 멀리 있는 천체를 확대해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력 렌즈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천체를 10배, 20배 확대해서 관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무작위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사실 정확히 상이 맞지 않은 경우가 흔한 것이 사실입니다. 2004년 더럼 대학의 알스테어 엣지 교수 (Professor Alastair Edge)가 은하 이미지를 분석하면서 발견한 이상한 아크형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19년의 세월이 흐른 후 제임스 나이팅게일 (James Nightingale)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 이미지와 영국의 슈퍼 컴퓨터 시설인 DiRAC의 COSMA8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이 이미지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천체를 시뮬레이션 했습니다. 그 결과 이 천체의 정체는 태양 질량의 300억 배에 달하는 극초거대 질량 블랙홀로 밝혀졌습니다.

(A video showing how Astronomers used gravitational lensing to discover a black hole 30 billion times the mass of the sun in a galaxy 2 billion light years away. Credit: Durham University)

참고로 DiRAC의 HPC는 엔비디아의 A100 GPU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https://blogs.nvidia.co.kr/2021/06/29/supercomputer-at-university-of-edinburgh/

이 극초거대질량 블랙홀은 지구에서 적어도 20억 광년 이상 떨어진 Abell 1201 은하단에 위치합니다. 이론적으로 거의 블랙홀 질량의 상한선에 해당하는 블랙홀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는 아직 미스터리입니다.

태양 질량의 300억 배라면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보다 대략 7000배가 큰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 거리에서도 쉽게 관측이 가능할 것 같지만, 사실 블랙홀의 밝기는 결국 흡수하는 물질의 양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흡수하는 물질이 별로 없는 비활동성 은하핵은 관측이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중력 렌즈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밝은 이미지를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중력 렌즈 이외에도 슈퍼컴퓨터가 천문학 연구에서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는 만큼 앞으로의 연구 성과 역시 기대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3-light-bending-gravity-reveals-biggest-black.html

James Nightingale et al, Abell 1201: Detection of an Ultramassive Black Hole in a Strong Gravitational Lens,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3). DOI: 10.1093/mnras/stad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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