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ncient Maya city of Tikal flourished between the fifth and ninth centuries before the city eventually was abandoned. Credit: Jimmy Baum/Wikimedia Commons)
식수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현대 문명 이전에도 물을 정수해 마시는 문명들이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신시내티 대학의 케네스 바넷 탄커슬레이 (Kenneth Barnett Tankersley)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테말라 북부 정글에 버려진 고대 마야 문명의 중심 도시인 티칼 (Tikal)의 저수지에서 고대 마야인들이 물을 인공적으로 정수해서 마셨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티칼은 기원전 4세기경부터 건축물을 세울 수 있는 도시 문명으로 시작해서 5-9세기 경 큰 번영을 누리다 10세기에 이르러 갑작스럽게 문명이 붕괴되고 도시가 버려졌습니다. 거대한 신전을 지닌 도시가 갑자기 버려진 이유는 가뭄과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본래 티칼은 건기와 우기의 기후 변화가 확실한 곳으로 지반마저 물이 잘 빠지는 다공성의 석회암으로 되어 있어 농업 용수와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저수지를 건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정글에서 거대한 신전을 건설한 도시 문명이 발생한 이유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여러 개의 티칼 저수지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저수지 중 하나에서 먼 곳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석영 결정과 제올라이트 (Zeolite)가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이 물질들은 현대적인 정수 시설에서 볼 수 있는 필터 성분과 유사합니다. 특히 연구팀은 코리엔탈 저수지 (Corriental reservoir)에서 제올라이트 성분을 다량 발견했는데, 이는 이 저수지가 특히 식수용으로 사용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아마도 마야인은 물을 끌어들여 여러 개의 저수지를 만들 때 이런 모래 흔한 지역에서 끌어온 물은 훨신 깨끗하고 잘 썩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발견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물질을 투과시킨 물을 식수용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발달된 문명도 기후 변화 앞에서는 생존하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이들은 정글 속에 도시를 남겨두고 사라지게 됩니다. 조금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이것이 현대 문명의 미래를 암시하는 부분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10-ancient-maya-built-sophisticated-filters.html
Kenneth Barnett Tankersley et al, Zeolite water purification at Tikal, an ancient Maya city in Guatemala, Scientific Reports (2020). DOI: 10.1038/s41598-020-75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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