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3시간 42분 잠수가 가능? 포유류의 잠수왕 민부리고래


 

(Cuvier's beaked whale (Ziphius cavirostris) with a tag on the dorsal fin. Credit: Andrew Read and Duke University. All research activities were carried out under NOAA/NMFS Scientific Research Permits 17086 and 20605 (Robin Baird); NOAA/NMFS permit 14809-03 (Doug Nowacek); and NOAA General Authorization 16185 (Andrew Read).)




 민부리고래 혹은 퀴비에 부리고래 (Cuvier's beaked whale, goose-beaked whale, 학명 Ziphius cavirostris)은 몸길이 5-7m, 몸무게 2.5톤 정도의 소형 고래로 수심 1000m 이상의 깊은 바다까지 잠수할 수 있는 고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비교적 작은 고래임에도 3000m까지 잠수 기록이 보고되어 있을 뿐 아니라 수시간 이상 길게 잠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듀크 대학의 니콜라 퀵 (Nicola Quick)과 그의 동료들은 5년에 걸쳐 23개의 태그를 민부리고래에 붙여 3600회의 잠수 기록을 수집했습니다. 그 결과 이 고래의 크기에서 생각할 수 있는 최대 77.7분의 잠수 시간을 넘어서는 잠수 시간이 5%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잠수 시간은 33분에서 2시간 13분 사이로 평균 59분이었으나 세 시간이 넘는 경우도 두 번 기록되었습니다. 가장 긴 기록은 3시간 42분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뭔가 데이터 수집이 잘못된 것이 아닌지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위성 연동 태그가 잘못될 가능성은 낮은데다 예외적으로 긴 잠수 시간을 제외해도 여전히 5% 이상이 77.7분 이상이라는 사실이 연구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해석은 이 고래가 대사율을 크게 낮춰 산소를 매우 적게 사용하고도 헤엄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의 무산소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게 근육과 조직의 대사 과정 역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민부리고래의 기록은 반드시 산소 호흡이 필요한 포유류에서 넘볼 수 없는 수준의 신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장시간 잠수 능력이 진화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가능한지 아직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부분을 규명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09-cuvier-beaked-whale-hour-minute.html


https://en.wikipedia.org/wiki/Cuvier%27s_beaked_whale


Nicola J. Quick et al, Extreme diving in mammals: first estimates of behavioral aerobic dive limits in Cuvier's beaked whales, The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20). DOI: 10.1242/jeb.22210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