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mmon vampire bat, Desmodus rotundus, is a highly social species. In this study, bats maintained "friendship" bonds when their colony was moved from captivity back into a tree with other wild bats. Credit: Sherri and Brock Fenton)
(A proximity sensor used to tag desmodus rotundus bats. Credit: Simon Ripperger)
(A tagged vampire bat in a tree. Credit: Simon Ripperger)
뱍쥐는 징그러운 외모와 피를 빠는 일부 흡혈 박쥐 때문에 우리에게 호감이 가는 생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박쥐는 과일이나 곤충을 잡아먹으며 이를 통해 사람에게도 이득을 가져다 줍니다. 과일 박쥐는 식물 씨앗을 널리 뿌려 숲을 유지하고 곤충을 잡아먹는 박쥐는 해충의 개체수를 적절히 조절해 줍니다.
하지만 흡혈 박쥐는 흔하진 않아도 흡혈귀 전설 때문에 별로 달갑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이런 흡혈 박쥐도 동료끼리 서로 돕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제랄드 카터 (Gerald Carter, assistant professor of evolution, ecology and organismal biology at The Ohio State University)와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의 사이먼 리퍼거 (Simon Ripperger, 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STRI))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랜 시간 같이 지낸 흡혈 박쥐가 자연 상태에서도 먹이를 나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22개월 동안 23마리의 흡혈 박쥐를 같이 키운 후 이들에 센서를 장착하고 야생에 풀어줬습니다. 그리고 27마리의 야생 흡혈 박쥐에 센서를 부착해 대조군으로 삼고 행동을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혈연 관계가 없어도 오랜 시간 같이 지낸 흡혈 박쥐는 같이 잘 어울리면서 먹이 (피)를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야 말로 혈맹 (?) 관계인 셈입니다.
친구끼리 피를 나눠먹는 흡혈 박쥐의 존재는 훈훈하기보다는 더 소름끼치는 내용인데, 이런 행동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흥미롭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서로 돕는 습성이 헛탕을 치더라도 최소한의 양분을 섭취할 수 있게 도와 전체 생존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Ripperger SP, Carter GG, Duda N, et al. Vampire bats that cooperate in the lab maintain their social networks in the wild. Current Biology (2019). DOI: 10.1016/j.cub.2019.1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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