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X-ray: NASA/CXC/MIT/M.McDonald et al; Radio: NRAO/VLA; Optical: NASA/STScI)
은하계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은 일반적으로 은하계의 별의 생성을 억제합니다. 주변에서 가스를 흡수할 뿐 아니라 흡수하고 남은 가스는 강력한 제트의 형태로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방출하는 에너지는 주변 가스의 온도를 올려 별이 생성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우리는 은하의 제트 방향에 있는 별을 보기 어렵습니다. 만약 제트 방향에 별이 생성된다면 팽이처럼 원반 모양 은하에 막대기가 수직으로 달려 있는 희한한 모습의 은하도 가능하겠지만, 그럴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존재합니다. 은하는 아니지만, 은하단 가운데서 블랙홀이 오히려 별의 생성을 촉진하는 드문 경우가 발견되었습니다. 지구에서 58억 광년 떨어진 피닉스 은하단 (Phoenix Cluster)이 그 주인공으로 2012년 대규모의 별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던 은하단입니다. MIT의 마이클 맥도날드 (Michael McDonald, astronomer at the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가 이끄는 연구팀은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과 허블 우주 망원경, 그리고 미 국립 과학재단(NSF)의 Karl Jansky Very Large Array (VLA)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서 이 은하단을 상세히 관측했습니다.
피닉스 은하단 중심에도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하는데, 이 블랙홀은 뜨거운 가스를 흡수해서 제트의 형태로 방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제트는 상대적으로 뜨거운 은하단 가스에서 X선을 방출하면서 차가워져 오히려 은하단 내 가스의 온도를 낮추면서 수많은 별을 생성하도록 촉진했습니다. 그 속도는 일 년에 500개로 이는 우리 은하에서 일 년에 한 개 정도의 별이 생성되는 것과 비교해서 매우 빠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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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은하단만 이런 독특한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블랙홀과 뜨거운 은하단 가스 등이 그 원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파괴의 대명사처럼 생각되는 블랙홀이 오히려 별을 창조한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M. McDonald et al. Anatomy of a Cooling Flow: The Feedback Response to Pure Cooling in the Core of the Phoenix Cluster,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9). DOI: 10.3847/1538-4357/ab464c , https://arxiv.org/abs/1904.08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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