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ppsala universitet)
깃털 공룡이 발견된 후 과학자들은 그 용도에 대해서도 연구했습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보온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최근 보온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호주에서 발견됐습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벤자민 케어 박사 (Dr. Benjamin Kear from Uppsala University in Sweden)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 팀은 호주에 살았던 1억 1800만년 전 수각류 공룡의 원시 깃털 proto-feather 와 초기 조류의 깃털 화석 10개를 분석해 그 용도를 조사했습니다.
초기 조류의 깃털은 하늘을 나는 데 필요한 날개 깃털이었지만, 수각류 공룡의 깃털은 비행에는 적합하지 않은 털 같은 형태였습니다. 당시 이들이 살았던 지역은 지금보다 훨씬 남쪽으로 추운 남극권의 기후에 노출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지역에 살았던 공룡이라면 당연히 체온을 유지할 단열재가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깃털의 형태와 이 공룡이 살았던 시기의 기후를 생각할 때 이 공룡이 깃털을 통해 체온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깃털 화석 뿐이라 정확한 공룡의 종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깃털의 주인공이 작은 수각류 공룡이었다면 온몸을 감싼 깃털은 추운 기후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었을 것입니다. 도마뱀 같은 공룡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깃털이 있는 공룡이 멋있지는 않지만, 추운 기후에서는 멋보다는 단열이 우선이었을 것입니다.
이번 발견은 공룡이 반온혈이든지 적어도 일부 수각류라도 완전한 온혈 동물이었을 가능성도 시사합니다. 보온을 위한 깃털 자체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니까요. 중생대에 전 지구적으로 공룡이 번성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지금의 포유류처럼 추운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일 것입니다.
참고
Martin Kundrát et al. A polar dinosaur feather assemblage from Australia, Gondwana Research (2019). DOI: 10.1016/j.gr.2019.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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