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억 5,200만년 전 발생한 페름기 말 대멸종은 전체 종의 거의 3/4에서 90% 정도가 멸종한 큰 사건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를 경계로 생태계가 크게 변하기 때문에 고생대와 중생대를 나누는 경계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대멸종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중요한 가설 가운데 하나는 이 시기에 시베리아에서 대규모 용암 분출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대멸종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뉴욕 대학의 지질학자인 마이클 람피노(New York University geologist Michael Rampino)와 그의 동료들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er라는 장비를 이용해서 당시 용암분출이 있었다고 의심되는 지층의 원소 함량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현재의 북극권에서 인도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걸쳐 당시 지층에서 니켈이 풍부한 마그마가 흘렀던 흔적이 있으며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에서 화산 활동과 용암 분출이 있었던 증거가 있다고 합니다. 막대한 용암이 분출되고 여기서 분출된 온실가스만이 아니라 이차적으로 석탄층을 태워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지구 전체에 심각한 온실효과를 일으켜 대멸종을 유발했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입니다.
시베리아 트랩 가설이라고 부르는 이 이론은 이렇게 다양한 지질학적 증거를 가지고 있으나 과연 이것이 유일한 원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많습니다. 사실 백악기 말 대멸종처럼 분명한 한 가지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페름기 말 대멸종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대안적인 가설로 소행성 충돌설과 메탄 하이드레이트 분출로 인한 온실효과, 해저 화산 활동 등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며 이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백악기 말 대멸종 역시 오랜 세월 결정적인 이유를 모르다가 나중에 규명이 된 것처럼 페름기 말 대멸종 역시 언젠가 명확히 규명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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