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Illustrated model: NASA/CXC/M.Weiss)
별 속에 별이 있다고 하면 이상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매우 드문 경우지만, 적색거성과 백색왜성의 쌍성계가 가능한 경우입니다. 두 개의 동반성 가운데 하나가 백색왜성이 되는 과정에서 거리가 멀어지는 대신 가까워지거나 백색왜성이 우연히 중력에 포획되어 동반성이 되는 경우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동반성이 적색거성이 되는 단계에서 부피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만약 백색왜성이 충분히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 적색거성의 표면 안쪽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백색왜성이 매우 작고 밀도가 높은 반면 적색거성은 매우 크고 밀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지름이 수백배로 커진 적색거성도 질량은 과거와 비슷하거나 사실 좀 줄어들기 때문에 적색거성의 가장 외부층은 거의 진공상태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 우주 공간보다는 많은 가스가 있기 때문에 내부로 들어온 백색왜성은 주변에서 가스를 흡수하며 점차 커지게 됩니다. 결국 어느 정도 수소 가스가 표면에 모이면 다시 열핵융합 반응이 일어나 폭발이 발생합니다. 이는 신성(nova)로 관측됩니다. 밝기가 갑자기 매우 밝아지는 것이죠. 물론 이로 인해 시스템 전체는 매우 불안정해 집니다.
지구에서 2만 5천광년 떨어진 V745 Sco가 바로 이런 시스템으로 안쪽으로 파고든 백색왜성 때문에 적색거성의 구조는 아령처럼 독특하게 변해 있습니다. 여기에 신성 폭발까지 일어나면 시스템의 모습은 더 크게 변형됩니다. V745 Sco이 신성 폭발을 일으킨 것은 1937년과 1989년이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다시 폭발을 일으켰는데, 이번에는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을 비롯한 여러 관측 장비 덕분에 이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팔레르모 대학 관측소(INAF-Osservatorio Astronomico di Palermo, the University of Palermo)와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 물리학 연구소 (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V745 Sco 신성 폭발을 3차원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위의 모식도에서 보듯이 중앙에는 작은 흰 점인 백색왜성이 있고 여기서 발생한 폭발이 적색거성을 크게 흔들어 내부 가스의 구조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주변으로는 공전궤도면을 따라 분출한 가스가 있는데, 폭발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스는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참고로 폭발 크기는 1000만개 X 1조 개의 수소폭탄이 터지는 것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연구팀은 많은 물질이 백색왜성의 중력에 의해 끌려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V745 Sco 시스템의 존재는 우주에 정말 특이한 천체가 많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우주는 넓고 별은 많은 만큼 이보다 더 이상한 별이 발견되어도 이상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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