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Discover Neom)
사우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ohhamed bin Salman) 왕세자가 5000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26,500㎢의 거대 신도시인 네옴 (Neom, 새로운 미래 Neo-Mostaqbal 라는 뜻)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빈 살만 왕세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발표회장에서 동석했는데, 손정의 회장 역시 투자를 할 것이라고 합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30년간 사우디에서 일어난 일이 사우디 답지 않다면서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사우디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인 와하비즘을 비판한 것으로 최근 온건 이슬람주의로 개혁 정책을 펴는 빈 살만 왕세자의 목표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네옴은 그런 연장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네옴의 거대한 면적을 고려하면 모두 도시화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역 발전 프로젝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빈 살만 왕세자는 이 위치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의 중간 위치로 항공 및 물류 부분에서 허브 역할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세력을 축소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든 신도시 지역을 건설하려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네옴은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건설되며 거대한 해수 담수화 시설을 이용해서 필요한 물을 공급받습니다. 어느 정도 자급 자족이 가능하도록 농지도 건설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독특한 부분은 사우디 법률과 다른 법률을 지닌 자유 지대의 설정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이슬람 전통 관습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셈인데, 일종의 국가 안의 국가를 만드는 셈입니다.
이 계획에는 단순히 극단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 이외에 사우디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세계가 점차 친환경 에너지로 변해가는 상황이라 석유가 고갈되기 전에 사우디의 경제 역시 휘청일 우려가 있습니다. 이미 저유가는 고착화되가는 상황이고 현재 기술 발전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화석 연료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따라서 계속 석유에만 의존하는 경제를 유지할 경우 사우디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첨단 산업과 금융, 관광의 허브 역할을 할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죠. 물론 여기에는 두바이라는 롤 모델이 있습니다. 네옴이 추구하는 방향은 두바이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공통 분모가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두바이나 도하 같은 도시가 가능한 이유가 석유 경제의 힘이 크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네옴이 과연 어떤 메리트로 기업과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그리고 석유로 축적한 자본 없이도 계속 굴러갈 수 있을지 앞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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