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8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현재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출시 (10/5일)가 20일 정도 지났지만, 전혀 물량을 구할 수 없는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4코어 제품인 8100정도는 물량이 있지만, 6코어인 8400/8700K의 경우 거의 물량이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사실상 페이퍼 런칭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에 풀린 물량은 100-300개 밖에 안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형편입니다.
정확히 원인이 무엇이지에 대해서는 인텔이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파악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 유추는 가능합니다. 첫 번째 가능성 있는 주장은 사실은 6코어 제품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직 소량 샘플만 나온 상태이지만, 라이젠을 견제할 목적으로 빨리 출시를 했다는 것이죠. 일단 페이퍼런칭이라도 해놓으면 소비자들은 6코어 프로세서가 시장에 충분히 풀릴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조금 있으면 고성능 6코어 프로세서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당장 CPU를 구매하기 꺼려지는 것이죠.
하지만 인텔의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6코어 제품을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를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6코어 이상 CPU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따라서 추론 가능한 두 번째 가능성은 기존 제품의 재고 소진입니다. 사실 신제품이 출시된 만큼 과거 6코어와 같은 가격으로 팔던 4코어 제품은 가격을 낮추거나 품절시켜야 하지만, 아직 많은 양의 물건이 남아있고 같은 가격에 팔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추측이 가능합니다.
물론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원인보다는 결과일 것입니다. 적어도 지금 결과를 보면 인텔은 페이퍼 런칭을 한 게 맞고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미리 알려줬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알려주지 않았다면 사실 Z370 보드를 제조하는 메인보드 제조사도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상 당장에 팔리지 않는 메인보드를 만든 셈이니까요.
아무튼 제품을 출시는 했으니 언젠가는 물량이 넉넉하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라면 출시를 1달, 2달 정도 연기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게 했더라도 인텔이 받는 타격은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뢰를 쌓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잃는데는 한순간이면 충분하다는 격언이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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