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mosaurus dinosaur. Credit: Northern Arizona University)
오늘날 코끼리를 비롯해서 아프리카 초원의 대형 초식동물들은 사실 식물의 성장과 번성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이 계속해서 식물을 먹으면서 새로운 식물이 자랄 기회가 생기고 씨앗이 전파될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먹고 배설한 대변과 소변은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유기물과 무기물을 공급하는 비료가 됩니다.
10년 넘게 대형 동물에 대해서 연구해 온 노던 애리조나 대학의 크리스토퍼 더프티(Christopher Doughty, faculty member in the School of Informatics, Computing and Cyber Systems at Northern Arizona University)는 중생대의 대형 초식 공룡들이 지구의 대지를 풍요롭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배설물을 뿌리는 대형 초식동물은 씨앗은 물론 다양한 유기물과 무기물이 서로 섞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를테면 의도적이진 않지만 숲과 초원을 경작하는 셈입니다. 결국 이는 이들이 먹을 식물을 자라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상호 보완적인 구조입니다.
연구팀은 미국 내 석탄기 지층에서 모은 샘플에서 인(phosphorus)처럼 식물이 자라나는 데 필요한 물질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이를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 지층과 비교하자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인처럼 식물이 필요로 하는 물질은 석탄기와 중생대에 큰 차이가 있지만, 알루미늄처럼 필요로 하지 않는 물질에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석탄기는 이름처럼 거대한 식물이 자라 석탄으로 지층에 남은 시기입니다. 아직 지상에 대형 초식동물이 없었던 시절 식물들은 그 장소에 있는 자원만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거대한 숲의 외형과는 달리 사실 식물의 성장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생산성도 낮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를 먹을 초식 동물이 없는 환경에서 화석화는 더 쉬웠을 것입니다.
반면 쥐라기 이후 중생대에는 대형 초식 공룡이 번성하면서 물질과 식물을 계속 순환시켰을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식물이 자랄 기회도 많았고 식물의 성장 속도도 빨라 생산성이 더 높았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것은 대형 초식 공룡이 더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공룡의 번성을 도왔을 것입니다. 물론 이를 먹고 사는 육식 공룡 역시 번성할 기회를 얻은 것이죠.
자연의 순환과 조화는 중생대라고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왜 대형 초식 동물을 포함해 모든 생물을 같이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다시 보여줍니다. 생태계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혼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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