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bola virus, isolated in November 2014 from patient blood samples obtained in Mali. The virus was isolated on Vero cells in a BSL-4 suite at Rocky Mountain Laboratories. Credit: NIAID)
몇 년 전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창궐한 에볼라 감염은 28,600명을 감염시키고 11,300명의 사망자를 낸 끔직한 사태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나마 2016년에 마무리가 되어 다행이지만, 언제든지 다시 유행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각국 보건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 에볼라 감염이 남긴 한 가지 좋은 측면이라면 전 세계에 에볼라 같은 신종 전염병에 대한 대응을 불러온 점일 것입니다. 에볼라가 그다지 멀지 않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에볼라 치료제 개발 및 백신 개발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성 조지 대학(St George's, University of London)과 독일 튀빙겐 대학, 그리고 가봉의 공동 연구팀은 아프리카 가봉에서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에볼라 백신 rVSVΔG-ZEBOVGP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1상 임상시험(phase I randomised trial)에서 성인 115명과 어린이 20명, 청소년 20명을 대상으로 백신의 안전성 및 효과 테스트가 진행되었는데, 안전성과 항체 형성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험용 백신이 일반적인 에볼라 백신으로 사용되기는 아직 이른 상태입니다. 백신이 진짜 효과가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인 에볼라 유행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에볼라가 진짜 유행하기 전까지는 백신이 효과를 장담할 수 없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테스트할 백신과 약물이 몇 개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는 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상황은 에볼라 자체가 박멸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 바이러스가 자연계에서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사람에게 감염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박쥐가 강력히 의심되긴 하지만, 아직 밝혀야할 부분이 남아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로가 그것입니다. 이 부분을 밝힐 수 있다면 감염 경로를 막아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신,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확인해 이 위험한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에볼라 역시 이제는 언론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계속해서 이를 연구하는 의사와 과학자들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고
"Safety and immunogenicity of rVSVΔG-ZEBOVGP Ebola vaccine in adults and children in Lambareanea, Gabon: A phase I randomised trial," PLOS Medicine (2017) doi.org/10.1371/journal.pmed.10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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