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ama’s katydids come in all sizes, showing the extremes of species diversity. Credit: Sharon Martinson)
베짱이처럼 여치과에 속하는 곤충들은 개미와 베짱이 같은 옛날 이야기 덕분에 엄청난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짝을 찾기 위해서지 절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사실 특유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포식자의 주의를 끌기 때문이죠. 노래를 부르면 천적의 주의를 끌지만, 노래를 부르지 못하면 암컷과 만나지 못해 후손을 남기지 못하니 결국 목숨을 내놓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운명인 셈입니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이로 인해 여치과에 속하는 곤충들이 매우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다트머스 대학의 한나 테르 홉스테드 (Hannah ter Hofstede, an assistant professor of biological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다양한 여치과의 곤충과 박쥐가 서식하는 파나마 지역의 열대 우림에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여치과의 곤충 수컷이 짝을 찾기 위해 날개와 다리를 이용해서 소리를 만드는데 이를 식사종 소리로 여기는 박쥐들이 존재합니다. 이 박쥐들은 힘들게 초음파로 곤충을 찾는 대신 곤충이 내는 소리를 감지해서 좀 더 편하게 식사를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곤충 입장에서도 대응책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 여치들이 매우 다양하게 분화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종의 여치들이 각기 다른 간격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포식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생존을 도모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합리적이고 간단한 해결책은 각기 다른 파장에서 다른 방식으로 노래를 부르되 항상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간격을 두고 불협화음을 만들므로써 박쥐 같은 포식자를 피하는 일일 것입니다. 동시에 일부 여치들은 박쥐가 도달하기 힘든 가시가 많은 나무에서 더 크게 노래를 부르는 등 다른 해결책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해결책은 결국 지리적으로 격리되지 않은 같은 지역에서 종의 다양한 분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됩니다. 위의 사진이 그 증거인데, 오른쪽은 그렇다쳐도 왼쪽은 아예 박쥐가 덤비지 못하게 크기를 키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사실 연구 내용보다 이 사진이 더 주목이 가는 것 같습니다.
참고
Laurel B. Symes et al. Effects of acoustic environment on male calling activity and timing in Neotropical forest katydids, 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 (2016). DOI: 10.1007/s00265-016-2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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