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호주 국립 대학 (ANU))
남극에도 화산은 존재합니다. 다른 대륙과 마찬가지로 남극에도 지질활동이 당연히 일어나기 때문이죠. 현재 활화산이거나 최근 활동했던 남극 화산은 15개 이상 알려져있는데, 로스 섬(Ross Island)에 위치한 에레부스 산(Mount Erebus) 역시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에레부스 산이 내뿜는 열기 때문에 두꺼운 빙하 속에는 얼음 동굴이 형성됩니다. 과학자들이 이 얼음 동굴에도 독립적인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호주 국립 대학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의 과학자들은 남극의 차디찬 빙하 속에 형성된 얼음 동굴 속을 탐사했습니다. 열로 인해 생긴 동굴 내부는 섭씨 25도까지 온도가 올라가 사람이 들어가서 지내기에도 괜찮다고 합니다. 연구의 리더인 커리드웬 프레이저 박사(Dr Ceridwen Fraser)는 티셔츠를 입고 있어도 편안하게 느낄 만큼 따뜻한 얼음 동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동굴에서 직접 동식물과 미생물을 찾는 대신 샘플을 얻어 DNA를 분석했습니다. 이 DNA에 다양한 생물체의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직접 깊이 들어가서 탐사하기에는 다소 위험한 장소인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 같습니다.
과거 같으면 이런 경우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겠지만, 유전자 분석 기법의 발전으로 이제 다양한 유기물에서 DNA를 검출해 그 생물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이 동굴에는 단순한 무척추동물은 물론 식물도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록 작고 단순한 생명체지만, 남극의 다른 장소에서는 살 수 없는 생물체가 따뜻한 동굴속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동굴은 혹독한 남극 지방의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가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이유는 어쩌면 지구가 얼어붙었던 눈덩이 지구 시기 초기 생물체가 이런 장소에서 살아남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6억 3500만년 전에서 8억 5000만년 전 사이 단단히 얼어붙은 지구에서도 이렇게 따뜻한 장소가 있어 생명체가 명맥을 이어갔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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