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study how life might have originally emerged on Earth, researchers have found that drying out and rewetting the primordial soup could help molecules form longer and more advanced peptides(Credit: Ram Krishnamurthy / Center for Chemical Evolution))
지구 역사상 최소 한 차례 무생물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끊임없이 연구했지만,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일단 40억 년 전 쯤 발생한 사건을 재구성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실험실에서 무생물적인 원료에서 생명을 창조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지아 공대 연구팀은 보다 간단한 조건으로 복잡한 폴리펩타이드 분자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복잡한 유기 분자가 만들어지기 위해 번개의 도움이나 화산 분출이 필요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단순히 말랐다가 다시 물이 차는 연못과 유기물만 있는 매우 단순한 모델을 설정했습니다.
연구팀은 흔한 아미노산 분자 세 종류와 하이드록시산(hydroxy acid) 세 종류를 물에 섞고 단순히 증발시켰다가 물을 더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아직 생물체가 없던 초기 지구에는 이런 유기물이 풍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유기물을 분해할 미생물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유기물이 축적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현재는 이런 자연 발생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아무튼 연구 결과 온도에 따라 달랐지만, 650종류의 뎁시펩타이드 (depsipeptides, 펩티드 결합과 에스테르 결합이 존재하는 폴리펩티드)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섭씨 85도로 물을 증발시켰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 이보다 낮은 온도인 55-65도 사이에서도 발생함을 확인했습니다. 초기 지구의 온도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말라가는 작은 연못이라면 달성하기 불가능한 수준은 아닙니다.
물론 이 연구 역시 실제로 생물이 탄생하는 것을 확인한 것은 아니고 비교적 단순한 환경에서도 복잡한 유기물이 생길 수 있다는 정도를 증명한 수준입니다.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장소에 대해서도 과학자마다 가설이 다르고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문제가 간단히 결론이 나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탐사가 단서를 제공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두 위성에서 기원한 생물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열수분출공이 지구 최초의 생명 탄생 장소라는 가설이 큰 지지를 받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가능한 다른 가설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구 생물체의 기원에 대한 단서는 지구가 아니라 우주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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