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동물일까 아닐까? 딕킨소니아 이야기



(British paelaeontologists have determined that Dickinsonia was indeed an animal(Credit: Alex Liu))


 캄브리이기보다 이전인 에디아카라기 (5억4,100만년 - 6억3,500만년 전)에는 기묘한 화석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고 명명된 이 생물들은 현생 동물문과 연관성을 알기 힘든 독특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어 학자들 사이에서도 분류와 생활상에 대한 논쟁이 많은 생물들입니다. 


 대부분의 에디아카라 생물은 부드러운 바다 밑 모래 바닥에 누워 생활했던 것으로 보이며 입이나 소화기관의 흔적이 없고 뜯어먹힌 흔적도 없어 과연 동물이 맞는지에 대해서 논쟁이 있었습니다. 일부에는 여과섭식자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산호 같이 공생 광합성 조류에서 영양분을 얻는다거나 혹은 식물이나 심지어 생물체가 아닌 단순 광물이라는 주장까지 있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팀은 대표적인 에디아카라 생물군 가운데 하나인 딕킨소니아(Dickinsonia)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딕킨소니아는 위의 사진처럼 동그랗고 납작하게 생긴 생물로 여러 개의 체절 같은 구조물을 지니고 있습니다. 5억 8000만 전부터 에디아카라기가 끝날 때까지 200종 정도가 번성을 누렸던 생물이지만, 과연 동물인지 여부도 알기 힘든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딕킨소니아의 화석을 비교해 이들이 동물처럼 자란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마도 머리로 보이는 체절이 있고 여기에서 새로운 체절이 생겨나면서 점차 자라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어떻게 자라났는지입니다. 


 과거 연구에서도 이 생물이 동물이라고 가정하고 한쪽 방향에서 자라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체절이 작은 부분이 머리 쪽으로 가장 젊은 체절이며 점점 자라서 왼쪽에 있는 체절처럼 커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화석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분석한 결과는 반대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즉 큰 체절이 있는 쪽이 머리이며 중앙에서 새로운 체절이 더해져 점점 자란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연구 하나만으로 논쟁이 사그러들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하필 모래에 눌린 흔적 같은 화석 이외에는 아무 증거가 없다보니 미세 구조를 알기가 어렵고 (아마도 이것은 이들이 살았던 환경이 부드러운 모래바닥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어느 쪽도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운좋게 미세 구조가 보존된 딕킨소니아의 화석이 발견되기 전까지 이 미스터리 생물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