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을 조절하는 것은 동물의 생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에너지가 떨어졌는데도 보충을 하지 않거나 반대로 이미 많이 먹어서 더 들어갈 공간이 없는데도 계속 먹는 일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이죠.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일이지만, 사실 식욕을 적당히 조절하는 뇌의 여러 조절 중추의 기능은 생존에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과학자들이 이를 연구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식욕을 조절해서 비만 치료 등 치료 목적으로 응용하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식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는 에너지 대사의 기본인 포도당입니다. 하지만 아미노산 (단백질)과 지방 역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전은 완전히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 워릭 대학 (University of Warwick)의 연구자들은 tanycyte라는 뇌세포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tanycyte는 제3뇌실벽에 위치한 세포로 뇌척수액 (cerebrospinal fluid (CSF))의 화학 물질에 대한 정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것이 주된 기능으로 생각되는 세포입니다. 예를 들어 뇌척수액에 있는 포도당 농도에 의해 자극되어 그 신호를 뇌의 다른 부분으로 전달합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모델을 통해 tanycyte가 사실 아미노산에도 반응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아미노산 농도가 높아지면 30초 이내로 반응을 해서 식욕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감칠맛 혹은 우아미 (umami)와 연관된 음식이 쥐의 입에 닿아도 이 세포가 흥분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맛과 관련된 음식 - 소고기, 돼지고기, 호두, 아몬드, 아보카도, 연어 등 - 을 먹으면 tanycyte가 잘 반응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식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열량이 높은데도 불구고 견과류가 오히려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는데,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견과류에 풍부한 지방산도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식욕 조절 기전은 우리의 생각보다 복잡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우수한 식욕 억제제가 개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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