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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살았을까?



 (A cast of a T. rex skeleton on display outside the UC Museum of Paleontolog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The original, a nearly complete skeleton excavated in 1990 from the badlands of eastern Montana, is at the Museum of the Rockies in Bozeman, Montana. Credit: Keegan Houser, UC Berkeley)



 공룡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실제로 대형 수각류 공룡 가운데서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공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대형 수각류와 비교해서 일단 화석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은 거의 완전한 골격이 발견된 표본부터 하나의 뼈만 발견된 표본까지 100개에 가까운 개체가 확인되었습니다. 대형 최상위 포식자는 개체수가 매우 적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화석이 발굴된 셈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존재했을지 궁금해 왔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최상위 포식자의 밀도와 숫자는 생태계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화석 기록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서 전체 밀도를 측정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비슷한 크기의 육식 동물이라도 생활 방식과 다른 조건에 따라 개체 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추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하이에나와 재규어는 크기가 비슷하지만 개체 밀도는 50배나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과거 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개체 수와 밀도 역시 추정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왔습니다. 



 UC 버클리의 교수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고생물학 박물관의 과학자인 찰스 마셜 (Charles Marshall, University of California Museum of Paleontology, the Philip Sandford Boone Chair in Paleontology and a UC Berkeley professor of integrative biology and of earth and planetary science)이 이끄는 연구팀은 몬테 카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Monte Carlo computer simulation)을 통해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의 개체 수를 추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성체에 이르지 못한 어린 개체는 다른 생태학적 지위를 지녔다고 가정하고 성적으로 성숙한 성체에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15.5년으로 가정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상태에서의 평균 수명은 20대 후반이고 성체의 평균 무게는 5.2톤이라고 보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의 밀도는 100㎢로 나타났습니다. 서식지를 감안하면 전체 개체 수는 2만 마리 정도입니다. 250만년 동안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총 25억 마리의 티라노사우루스가 성체에 도달한 후 죽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우리가 적지 않은 숫자의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물론 시뮬레이션은 어디까지나 추정값을 보여줄 뿐입니다. 실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개체수는 우리가 타임머신이라도 개발하지 않는 한 정확히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수만 마리에 달했다는 주장은 나름 설득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보다 적은 숫자라면 250만년씩이나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개체 수가 적을수록 멸종 위기에 취약합니다. 밀도가 일정 정도 이상으로 줄어들면 짝짓기를 위해 서로 마주치기도 쉽지 않고 근친 교배의 가능성이 늘어나 멸종에 더 취약해집니다. 그리고 사실 이것이 현재 대형 동물들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급격한 개체 수 감소로 대형 육식 동물은 말할 것도 없고 초식 동물까지 점점 멸종 위기로 몰리고 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오랜 세월 버텼다는 이야기는 적어도 지금 대형 고양이과 최상위 포식자인 사자나 호랑이보다 개체 수가 더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인간이 생태계에 정말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4-rexes-billions.html



C.R. Marshall el al., "Absolute abundance and preservation rate of Tyrannosaurus rex," Science (2021). science.sciencemag.org/cgi/doi … 1126/science.abc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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