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내 미생물 구성을 우리의 입맛에 맞게 건강하게 바꾸는 일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식생활 패턴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약물을 통해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장내 미생물 이식이 크론 병등 일부 질병 치료에 시도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앤드류 올리버 (Andrew Oliver, Department of Molecular Biology and Biochemistry,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는 젊고 건강한 학생을 대상으로 식이 변화가 장내 미생물을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했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기본적으로 숙주인 인간이 먹은 음식물의 나머지를 대사시켜 자신의 영양분으로 삼고 나머지 대사 산물이나 영양분은 숙주에 제공합니다. 그런 만큼 이 미생물이 먹을 영양소에 따라 미생물 구성이 달라지게 됩니다.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영양소는 식이 섬유입니다. 과거 인류는 식이 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었으나 현대에 와서 식이 섬유 섭취량이 줄면서 이 미생물들은 굶주리고 있습니다. 현재 평균적인 미국인은 권장량보다 훨씬 적은 식이 섬유를 섭취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가공되지 않은 10가지 음식을 2주간 섭취하게 해 최대 하루 50g의 식이 섬유를 섭취하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알게된 사실은 자신들이 먹는 음식에 얼마나 식이 섬유가 적은지였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매일 섭취하는 가공 식품에는 식이 섬유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연구에 참여하면서 식이 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었고 덕분에 하루 평균 25g의 식이 섬유를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참가자의 경우 하루 0g에서 50g까지 매우 극적인 변화를 보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이 섬유 섭취량 증가는 당연히 2주 만에 장내 미생물 구성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식이 섬유를 분해해서 살아가는 장내 미생물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연구 결과 비피도박테리움 (Bifidobacterium), 락토바실루스 (Lactobacillus)처럼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이 크게 증가하고 이들이 생산하는 짧은 사슬 지방산 (short-chain fatty acids (SCFAs))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보면서 느낀 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유산균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더 좋게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피더스균이나 락토바실루스균을 섭취한다고 해도 이들이 먹을게 없다면 결룰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먹을 게 없으니 대사 되는 물질도 없어서 설령 있다고 해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입니다.
건강한 식습관이야 말로 건강한 장내 미생물 환경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3-high-fiber-diet-significant-human-gut.html
Andrew Oliver et al, High-Fiber, Whole-Food Dietary Intervention Alters the Human Gut Microbiome but Not Fecal Short-Chain Fatty Acids, mSystems (2021). DOI: 10.1128/mSystems.001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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