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현대인의 가장 중요한 정신 질병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기분이 좋은 조증 역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때때로 조증과 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조울증을 겪는 환자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신 질환들은 다른 질병처럼 초음파, CT 같은 진단 방사선 검사나 혈액 검사를 통해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우울증 환자라고 해서 항상 증상이 비슷하지 않은데다 조울증 환자인 경우 조증인 시기와 우울증인 시기에 진단이 헷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용하는 여러 가지 설문지 방식의 검사법과 진찰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환자가 답변을 정확하지 않게 하거나 거부할 경우 진단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혈액 검사처럼 보다 빠르고 객관적인 검사법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우울증을 혈액 검사로 진단한다는 이야기는 다소 의외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우울증에 대한 바이오마커 (biomarker)는 여럿 알려져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에서 발현되는 수용체나 RNA를 조사해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큰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대부분 검사 가격이 고가이고 바이오마커 단독으로는 진단 검사의 표준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민감도, 특이도가 높지 않을 뿐입니다.
인디애나 의대의 알렉산더 니쿨레스쿠(Alexander Niculescu)가 이끄는 연구팀은 우울증, 조종, 조울증 진단에 가장 특이적인 바이오마커군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혈액속에서 채취할 수 있는 유전자 발현 바이오 마커 (blood gene expression biomarker)중 가장 유망한 26가지를 선정했습니다. 선별 기준은 우울증의 진단 표지자인 SLC6A4보다 더 우수한 바이오마커로 우울증에 특이 표지자 12종 (NRG1, DOCK10, GLS, PRPS1, TMEM161B, GLO1, FANCF, HNRNPDL, CD47, OLFM1, SMAD7, SLC6A4)과 조증, 조울증에 특이 표지자들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표지자 검사법이 우울증, 조증, 조울증의 빠른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혈액 검사 단독으로 진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진단 검사법 가운데 하나로 널리 사용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검사 비용이 고가인 경우가 많아 실제 임상에서 실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blood-test-depression-bipolar-biomarker-gene-rna/
https://www.nature.com/articles/s41380-021-01061-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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