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S-CoV-2 (shown here in an electron microscopy image). Credit: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H)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는 환경 조건에 따라서 전파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겨울철에 전파력이 강하며 환기가 되지 않는 장소에 사람이 밀접해 있을 때 전파력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겨울철에 유행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열대 지방에서도 코로나 19가 창궐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계절적, 기후적 영향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같은 국가 내에서는 분명 계절성 유행을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SARS-CoV-2가 햇빛에 불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햇빛 속의 자외선이 바이러스를 파괴시킨다는 것인데, 사실 인간처럼 두꺼운 피부가 없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가운데는 자외선에 취약한 종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바이러스는 해로운 자외선에서 RNA/DNA를 막아줄 유일한 방어막이 얇은 단백질 분자 하나뿐인 경우가 많아서 햇빛에 더 취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바바라 캠퍼스의 파올로 루자토-페지즈 교수 (UC Santa Barbara mechanical engineering professor Paolo Luzzatto-Fegiz)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SARS-CoV-2의 RNA를 파괴하는 자외선이 UV-B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자외선에서 가장 강한 에너지를 지닌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서 차단되지만, 이보다 에너지가 적은 UV-B는 일부 통과할 수 있습니다. UV-B는 과도하게 노출되면 인체에도 해롭지만 SARS-CoV-2 같은 바이러스에는 더 해롭습니다.
연구팀은 SARS-CoV-2 바이러스를 햇빛에 노출시킨 후 얼마나 빨리 불활성화 되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생각보다 훨씬 빠른 10-20분 후 바이러스 불활성화가 일어났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UV-B에만 취약하다고 가정할 경우보다 이론적으로 훨씬 빠른 것입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지표에 풍부하게 닿는 파장인 UV-A 역시 바이러스 불활성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독에 주로 사용되는 UV-C는 인체에 매우 해롭기 때문에 특수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UV-B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UV-A는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고 평범한 LED 등으로도 만들 수 있어 훨씬 응용 범위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UV-A만으로 충분한 바이러스 불활성화가 일어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아무튼 SARS-CoV-2가 햇빛에 약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햇빛이 내려쬐는 야외에서 전파력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코로나 19 감염은 밀접 접촉 시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불활성화가 일어나기 전 10-20분 정도면 호흡기 비말이 다른 사람의 입과 코로 들어가는 데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소독은 계절과 장소에 관계없이 코로나 19 전파를 막는데 가장 필수적인 습관일 것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3-urge-closer-sunlight-efficacy-inactivating.html
Paolo Luzzatto-Fegiz et al. UVB Radiation Alone May Not Explain Sunlight Inactivation of SARS-CoV-2, The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2021). DOI: 10.1093/infdis/jiab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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