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항생제 내성 헬리코박터 균에 효과 높인 새 항생제



 (Electron micrograph of H. pylori possessing multiple flagella (negative staining). Yutaka Tsutsumi, M.D. Professor Department of Pathology Fujita Health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 Yutaka Tsutsumi, M.D. Professor Department of Pathology Fujita Health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Helicobacter pylori)는 독특하게도 위 점막에서 살아가는 박테리아로 인간의 위에 완벽하게 적응한 생물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43%가 이 박테리아애 감염되었을 정도로 성공적인 세균이기도 합니다.

대개 헬리코박터 균은 감염되어도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만성 위염을 유발하고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 같은 심한 형태의 감염도 일으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대목은 위암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되고 있는데, 문제는 헬리코박터 균 역시 항생제 내성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헬리코박터균 제균 표준 3제 요법은 PPI(위산분비억제제) + 아목시실린 + 클래리스로마이신을 1일 2회, 14일간 복용하는 방식입니다. 70~80%의 성공률을 보이는데 감염된 사람 수를 고려하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닌데다 이마저도 미래에는 내성 확산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만약 1차 치료에 실패하면 2차 치료제로 4제 요법인 위산분비억제제(PPI) + 비스무스(Bismuth) +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2주 치료를 사용합니다. 아직은 80%까지 치료 성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메트로니다졸에 대한 헬리코박터 내성 역시 보고되고 있습니다.

뮌헨공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유기화학 2과 학과장인 스테판 A. 지버 교수 (Prof. Stephan A. Sieber, Chair of Organic Chemistry II at the TUM School of Natural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메트로니다졸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메트로니다졸의 작용 메커니즘을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메트로니다졸이 세균에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는데, 이는 세포 구성 요소를 손상시킵니다.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메트로니다졸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두 가지 핵심 보호 단백질, 즉 유해한 활성산소를 해독하는 효소와 손상된 단백질을 복구하는 단백질을 추가적으로 표적으로 삼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유기화학 2학과의 미카엘라 피들러 박사와 마리안느 판들러 박사 연구원은 (Dr. Michaela Fiedler and doctoral researcher Marianne Pandler)는 새로운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메트로니다졸의 화학적 변형체인 에테르 유도체를 개발했습니다.

이 변형 메트로니다졸은 표적 단백질에 더욱 효과적으로 결합해 효과를 60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연구팀은 매우 낮은 용량의 변형 메트로니다졸을 사용하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완전히 박멸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쥐의 장내 미생물총은 기존 표준 치료법보다 영향을 덜 받았습니다.

물론 아직 동물 실험 단계이고 임상 실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항생제 내성은 헬리코박터 균 역시 예외가 아닌 만큼 내성균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항생제 개발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6-03-stomach-cancer-drug-candidate-extremely.html

Metronidazole and ether derivatives target Helicobacter pylori via simultaneous stress induction and inhibition, Nature Microbiology (2026). DOI: 10.1038/s41564-026-02291-w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