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가장 완벽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리틀 풋의 두개골을 복원하다.



 (Little Foot skull (StW 573). Credit: Wits University)


(Creating a digitalized image of the skull using synchrotron X-ray micro computed tomography at Diamond Light Source (Oxfordshire, UK). Credit: Diamond Light Source)

​

​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호모 속 이전에 존재했던 호미닌으로 인간을 포함한 호모 속의 조상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직계 조상으로 유력합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비교적 화석이 많이 발견되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루시(Lucy)입니다. 루시는 골격의 40%가 보존되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연구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

루시의 발견 이후 수십 년이 지난 후에 과학자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스털크폰테인 (Sterkfontein, South Africa)에서 더 완전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발 화석에서 시작해 리틀 풋 (Little foot)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화석은 1994-1998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됐습니다. 다만 주변 암석과 분리하는 과정이 오래 걸려 완전한 발굴은 2017년에야 끝났습니다.

​

​

(동영상)

​

​

리틀 풋의 연대는 논쟁이 있지만 아마도 200-300만 년 사이로 추정됩니다. 표본 명칭은 StW 573이며 키는 1.2-1.3m 정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렌시스 종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사실 정확히 어떤 종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논쟁이 계속되는 호미닌으로 치열한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논쟁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골격이 완전하긴 한데, 두개골 화석이 사진처럼 일부 변형되고 파편화 됐기 때문입니다.

​

프랑스 고생물학·진화·고생태계·고영장류학 연구실(PALEVOPRIM),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CNRS), 푸아티에 대학교의 아멜리 보데 (Amélie BEAUDET Laboratoire de Paléontologie, Évolution, Paléoécosystèmes et Paléoprimatologie (PALEVOPRIM), CNRS, Université de Poitiers)가 이끄는 연구팀은 리틀 풋의 두개골에 대한 역대 가장 세밀한 복원을 진행했습니다.

​

리틀풋의 두개골을 손상시키지 않고 파편들을 가상으로 분리하고 재배치하려면 디지털 복제본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X선 스캐닝 기술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화석화 과정에서 리틀풋의 두개골에는 연조직이 사라지고 퇴적물로 채워졌는데, X선은 밀도가 높은 퇴적층을 투과하기 어려워 이미지 품질이 열악했습니다. 여러 차례 X선 스캐닝이 실패한 후 연구팀은 더욱 강력한 대안인 싱크로트론 방사선 스캐닝을 선택했습니다. 싱크로트론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마이크론 또는 그 이하 규모)를 생성하는 데 사용되는 고에너지 입자 가속기입니다.

​

연구팀은 리틀풋의 두개골을 영국으로 가져가 다이아몬드 라이트 소스 싱크로트론의 I12 빔라인(I12 beamline of the Diamond Light Source synchrotron)에서 스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2019년 영국으로 옮겨간 리틀 풋의 두개골은 여기서 21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스캔됐는데, 무려 9000장에 달하는 스캔 결과와 수 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성됐습니다.

​

연구팀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슈퍼컴퓨터를 통해 이를 다시 랜더링해 완전한 3D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리틀 풋의 두개골에 대해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리틀 풋의 안와 (눈이 들어가는 위치)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입니다. 리틀 풋 같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특히 시각 정보에 의존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

두 번째는 리틀 풋이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비슷한 특징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까지는 두 그룹이 크게 구분되지 않았다가 이후 남아프리카에서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하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리틀 풋은 여전히 많은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진화계통상 어디에 속하고 연대는 정확히 언제인지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서도 아직 논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대 가장 완벽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으로 이렇게 연구가 계속되면 앞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수집한 두개골 3D 데이터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됐습니다.

​

​

참고

​

​

https://phys.org/news/2026-03-foot-australopithecus-skeleton-date.html

​

Virtual reconstruction and comparative study of the face of StW 573 (“Little Foot”) - Scientific Publications of the Muséum national d'Histoire naturelle, Paris

​

https://en.wikipedia.org/wiki/Little_Foot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어 비늘을 흉내낸 항공기 스킨 - 에어로샤크

  (출처: 루프트한자 그룹) ​ ​ 몇년 전 소개드린 바 있는 에어로샤크(AeroSHARK)가 유럽 항공 안전국(EASA)으로부터 에어버스 A330-300에 탑재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 적용 범위를 확장하게 됐습니다.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항력을 낮추는 에어로샤크는 가벼운 필름 형태로 부착해서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658782756 ​ 항공기를 잡아당기는 항력 (drag)은 항공기의 연료 소모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객기의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만져보면 매끄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표면은 미세하게 거친 상태입니다. 비행기가 시속 890km의 속도로 대기를 뚫고 나아갈 때 얇은 공기층이 동체에 달라붙는데, 표면과 이 공기층 사이에는 약 1밀리미터 두께의 아주 작은 틈이 있습니다. 점성 하층이라고 불리는 이 틈은 소용돌이가 무질서하게 뒤섞인 공기 덩어리입니다. ​ 이 얇은 난류층은 표면 마찰 항력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전체 공기역학적 항력의 약 50%를 차지하며, 성능과 비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런데 사실 상어는 수억 년 전부터 기발한 방법으로 물속에서 항력을 낮춰왔습니다. 상어는 작고 이빨처럼 생긴 비늘인 피부치상돌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어의 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이 작은 돌기들은 물이 상어의 몸 위로 흐를 때, 미세한 소용돌이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면 난류가 억제되어 상어가 빠르고 부드럽게 헤엄칠 수 있게 됩니다. ​ ​ 에어로사크는 자연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이는 상어 이빨 능선의 기하학적 구조와 높이, 간격을 흉내낸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홈이 새겨진 인공 고분자 필름입니다. 이 얇은 필름을 비행기 동체에 붙으면 비행당 연료 소비량과 배출량을 1% 줄일 수 있으며, 날개와 꼬리날개에도 붙인 경우 최대 2%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 디스커버 항공은 자사의 에어버스 ...

벽돌 속에 전기를 저장하는 코팅

  ( Red brick device developed by chemists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lights up a green light-emitting diode. The photo shows the core-shell architecture of a nanofibrillar PEDOT-coated brick electrode. Credit: D'Arcy laboratory, Department of Chemistry,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를 24시간 차질 없이 공급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 (예를 들어 병원, 금용기관, 중요 산업 시스템 및 기타 갑자기 시스템을 중지할 수 없는 분야)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 (ESS)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처럼 에너지 생산량 변동이 심한 에너지원이 보급되면서 값싸고 안전하게 대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 줄리오 다르시 ( Julio D'Arcy )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평범한 벽돌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의 접근법은 전기가 통하는 폴리머 소재인  PEDOT를 코팅해 벽돌 자체를 슈퍼 커패시터 (콘덴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화학 배터리 대신 슈퍼 커패시터에 전기를 저장하는 연구는 일찍부터 있어왔지만, 흔한 벽돌 소재의 슈퍼 커패시터는 참신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벽돌에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시도 역시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개 열을 저장하는 방식이었고 전기 자체를 저장하는 방식은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592595133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크기의 벽돌에 PEDOT 소재를 코팅할 경우 최대 10분 정도 LED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