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가장 큰 중생대 악어알 둥지 발견



 (The largest Mesozoic crocodyliform egg clutch ever found, MPM 447 with 47 eggs. Credit: Paixão et al. 2026)

중생대하면 역시 공룡의 시대이지만, 이 시대를 주름잡던 다른 동물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악어류는 시기에도 공룡을 위협하는 대형 포식자로 활약했습니다. 그리고 일부 중소형 악어류는 오히려 육식공룡의 먹잇감이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대형 악어라도 새끼 때는 역시 같은 처지였을 것입니다. 악어는 많은 알을 낳기 때문입니다.

지오반나 MX 파이샹 박사 (Dr. Giovanna M. X. Paixão)와 동료들은 이 시기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백악기 후기에 발견된 세 개의 화석화된 알덩어리를 분석했습니다. 이 중 하나는 총 47개의 알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중생대 악어형류 알덩어리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 화석이 발견된 브라질의 바우루 지층(Bauru Group)의 백악기 후기 지층에는 남아메리카 중생대 말기에 살았던 생물의 가장 잘 보존된 화석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화석으로는 티타노사우루스, 수각류, 거북, 뱀, 다양한 악어형류뿐만 아니라 화석화된 알과 발자국 화석 등이 있습니다.

세 개의 알덩이가 들어 있는 화석 노두는 2004년 연구 저자 중 한 명인 윌리엄 나바 박사가 브라질 바우루 그룹의 프레지덴테 프루덴테에서 처음 발견했습니다. 알 자체는 16년 후인 2020년에야 발견되었고, 이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발굴되었습니다. 알덩이(MPM 445, MPM 447, MPM 448)에는 각각 21개, 47개, 15개의 알이 들어 있었습니다.

화석 분석 결과, 알은 타원형에 끝이 뭉툭하고 껍질이 얇으며(지름 0.3~0.8mm), 넓은 기저 돌기와 판상 미세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사다리꼴 껍질 단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모든 특징은 악어형 알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악어류의 화석인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노토수키아 (notosuchian)가 바우루 군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악어목 파충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알은 이들이 낳은 것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노토수키아는 쥐라기와 백악기에 살았던 악어형류로 일부는 단단한 갑옷 같은 골판을 지닌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반수생 파충류인 현생 악어와 달리 네 다리로 걷는 육상 파충류로 의외로 백악기 말 대멸종에서도 살아남아 최근까지 존재하다 멸종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3853127214

다만 알껍질의 높은 다공성과 두께, 그리고 알의 크기를 고려할 때, 이 알들은 더 습하고 축축한 환경에서 산란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사실은 반수생 악어형류의 알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또 노토수키아가 한 번에 2-5개 정도의 알을 낳는 반면 이 알들은 10-80개 정도 덩어리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 역시 차이점입니다.

연구팀은 어쩌면 이 알 덩어리가 한 번에 낳은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산란한 것이거나 공동 둥지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많은 알은 이들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 알들을 노리는 포식자들이 적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알 둥지를 어미가 지켰을 가능성도 있고 많이 잡아먹히는 것을 감안해 많은 알을 낳았을지 모릅니다. 이들은 성체가 되면 상위 포식자가 되지만, 그전에는 먹이 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간층이 됐을 것입니다.

중생대 생태계는 공룡 뿐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에 의해 유지됐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이들의 이야기 역시 우리 앞에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3-largest-mesozoic-crocodyliform-egg-clutch.html

Giovanna M. X. Paixão et al, Fossil evidence of exceptionally large egg-clutches sheds light on reproductive diversity in Late Cretaceous crocodyliforms from Brazil,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2026). DOI: 10.1080/02724634.2025.259699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