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발끝으로 움직였다?



 (Tyrannosaurus rex skeleton called Sue in The Field Museum in Chicago. Credit: public domain)



(Measurements of a T. rex leg including leg length remaining in articulation with the acetabulum, distance to the third metatarsals, proximal phalanges and distal phalanges of digits I, II and III. Locations have been superimposed onto the ichnospecies Tyrannosauripus pillmorei. Photo by Rufus Crown-Sparrow (Wikimedia Commons), and outline of the T. rex leg traced from a photo by H. F. Osborn, currently housed in the public domain. Links to the original photo are provided in the electronic supplementary material, S1. Credit: Royal Society Open Science (2026). DOI: 10.1098/rsos.252139. https://doi.org/10.1098/rsos.252139)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대형 수각류 공룡으로는 드물게 많은 골격이 발견되어 자세한 연구가 이뤄진 공룡입니다. 가장 강력한 육식공룡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공룡을 상징하는 아이콘처럼 여겨져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공룡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구가 많이 이뤄진 만큼 사실 논쟁도 많은 공룡입니다. 여러 논쟁 중 하나는 바로 어떻게 걸었고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었냐는 것입니다. 이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적극적인 사냥꾼인지 시체 청소부인지 하는 논란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아틀란틱 대학의 아드리안 투셀 보아이 (Adrian Tussel Boeye, College of the Atlantic)와 동료들은 매우 잘 보존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발 화석 4개와 발자국 화석, 그리고 타조나 사람처럼 이족 보행을 하는 대형 동물의 움직임을 비교했습니다.

여러 모델을 검토한 결과 티라노사우루스는 발끝 (tiptoe)으로 걸었을 때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발자국 화석을 검토해봐도 발가락 부분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어 여기로 체중을 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부분은 몸무게가 10톤까지 나가는 티라노사우루스가 걷는 과정에서 한쪽 다리로만 체중을 지탱해야 하는 상황이 번갈아가면서 오는데, 발끝으로 감당이 되는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람과 같은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발톱이 매우 길고 삼각대처럼 펼쳐진 구조로 살아 있을 때는 쿠션 역할을 하는 연조직이 발달해 하중을 지탱하고 충격을 흡수했을 것입니다.

또 살아 있는 가장 가까운 근연종이라고 할 수 있는 타조 같은 새와 비교하면 보행 시 인간처럼 무릎을 펴고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가 아니라 무릎을 굽힌 채 충격을 분산하고 힘줄의 탄성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변환하는 방식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짧고 빠른 보폭을 이용해 넘어지는 위험도를 줄였습니다. 한 발로 걷다가 넘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속도보다 안전성을 위해 이렇게 걸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의 모델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르스의 속도는 초속 5-11m로 예상됩니다. 발끝으로 착지하는 경우 보폭 빈도가 증가해 20% 정도 빠르게 걸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연구에도 불구하고 실제 속도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교할만한 비슷한 현생 동물이 없어 추정 속도는 어떤 모델을 구축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티라노사우루스가 먹잇감을 빠르게 추적하는 민첩한 사냥꾼이라는 데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2-flatfooted-lumbering-rex-tiptoes.html

Evidence of Bird-Like Foot Function in Tyrannosaurus, Royal Society Open Science (2026). DOI: 10.1098/rsos.252139. royalsocietypublishing.org/rso … ike-foot-function-in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