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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609 - 떠돌이 외계 행성의 위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다른 조건



 (Credit: David Dahlbüdding)

태양계 위성 가운데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는 두꺼운 얼음 지각 아래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 그리고 그 바다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 때문에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태양계 밖의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의 존재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좁은 공간이 아니라 이와 멀리 떨어진 가스 행성의 위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다른 별의 주변을 공전하지 않는 떠돌이 행성의 위성 역시 후보로 올릴 수 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심지어 두꺼운 얼음 지각이 없는 상태에서도 액체 상태의 물을 지닌 위성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내놓았습니다. 막스 플랑크 외계물리학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뷔딩과 유럽 우주국(ESA)의 줄리아 로체티 (David Dahlbüdding at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Extraterrestrial Physics and Giulia Roccetti at the European Space Agency)는 두꺼운 얼음 지각 대신 수소가 열을 보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수백 개의 떠돌이 (rogue) 외계 행성을 발견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먼 과거에 격렬한 중력 충돌로 인해 모행성계에서 튕겨져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항성에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위성의 궤도는 매우 길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모행성의 중력에 의해 반복적으로 늘어나고 줄어들게 됩니다.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처럼, 이러한 조석력은 막대한 양의 내부 열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만일 위성의 대기가 고체나 액체 형태로 응축될 정도로 불안정하다면, 이러한 조석열의 대부분은 단순히 우주로 방출될 것입니다. 하지만 수소가 지배적인 고압 대기의 경우에는 상황이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 지구 대기에서 수소 분자(단순히 수소 원자 두 개가 결합된 분자)는 온난화 효과가 미미하지만, 고압 조건에서는 "충돌 유도 흡수(CIA, collision-induced absorption)"라는 과정을 통해 수소가 훨씬 많은 열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짧은 충돌 동안 수소 분자는 초분자 복합체를 형성하는데, 이러한 복합체는 개별 수소 분자 내의 결합보다 적외선을 흡수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며 이산화탄소나 메탄과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와 비슷한 온실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만약 수소 온실가스를 기대할 수 있다면 이산화탄소 중심 모델에서 문제가 되었던 대규모 응축 현상 없이 열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가장 두꺼운 수소 중심 대기 (지구 표면 압력의 100배에 달함)에서는 충돌로 인한 흡수 효과로 인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을 만큼 따뜻하고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거주 가능 조건이 행성이 방출된 후 최대 43억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외계 위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설령 있다고 해도 현재 관측 기술을 통해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순수허겟 이론적인 연구와 모델일 뿐이지만, 이 연구의 한 가지 재미있는 가정은 이와 비슷한 일이 초기 지구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지구는 지금과는 달리 수소가 많은 대기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소행성 충돌로 인해 주기적으로 온도와 압력이 상승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직 차가운 태양 주변에서 온도를 높여 생명체 탄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역시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3-moons-orbiting-exoplanets-habitable.html

David Dahlbüdding et al, Habitability of Tidally Heated H2-Dominated Exomoons around Free-Floating Planets,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6). DOI: 10.1093/mnras/stag243. On arXiv: DOI: 10.48550/arxiv.2602.0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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