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182 - 카이퍼 벨트에 눈사람 소행성이 많은 이유



 (This image was taken by NASA's New Horizons spacecraft on Jan. 1, 2019 during a flyby of Kuiper Belt object 2014 MU69, informally known as Ultima Thule. It is the clearest view yet of this remarkable, ancient object in the far reaches of the solar system—and the first small "KBO" ever explored by a spacecraft. Credit: NASA)

​

​

우리에게 친숙한 소행성의 모습은 수많은 크레이터가 표면에 있는 작은 달 같은 형태의 소행성입니다. 하지만 2019년 태양계에서 탐험선이 직접 탐사한 가장 먼 소행성인 2014 MU69(울티마 툴레)의 모습은 이것과 달랐습니다. 뉴호라이즌스호가 포착한 울티마 툴레의 이미지는 두 개의 소행성이 붙어 있는 눈사람 같은 형태였습니다. 그리고 생긴 것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도 두 개의 소행성이 붙어 있는 게 맞습니다.

이는 전문 용어로 하면 접촉 쌍성계 (contact binary)라고 하는데, 카이퍼 벨트에는 이런 접촉 쌍성계가 전체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왜 이렇게 접촉 쌍성계가 흔한지를 두고 논쟁을 벌여 왔습니다.

미시간 주립대학교 대학원생인 잭슨 반스(Jackson Barnes, an MSU graduate student)는 중력 붕괴(gravitational collapse)를 통해 자연스럽게 두 개의 엽(lobe)으로 이루어진 접촉 쌍성계 형태를 재현하는 시뮬레이션을 개발했습니다.

이전의 컴퓨터 모델은 충돌하는 물체를 구형으로 합쳐지는 유체 덩어리로 취급했기 때문에 이러한 독특한 형태를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사이버 연구소(ICER)와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 덕분에 바네스의 시뮬레이션은 현실적인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접촉 쌍성계를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연구는 왕립 천문학회 월간회보(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되었습니다.

태양계 역사 초기 태양 주변에 있던 원시행성계 원반의 먼지 입자들은 하나씩 뭉쳐지면서 소행성 크기의 원시 미행성 (planetesimal)으로 성장합니다. 다만 미행성들은 아직 눈송이처럼 단단하게 뭉치지 않은 천체들로 자갈이나 잡석 더미에 불과한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 성운이 회전하면서 물질이 안쪽으로 빨려들어가면 미행성이 찟어지면서 서로 공전하는 두 개의 미행성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서 이 천체들의 궤도는 나선형으로 안쪽으로 향하다가 두 천체가 부드럽게 접촉하여 융합될 때까지 구형을 유지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눈사람 형태의 접촉 쌍성계가 생성되는 것입니다.

이런 접촉 쌍성계가 화성과 목성 사이 주소행성대가 아니라 카이퍼 벨트에 흔한 이유는 소행성들이 수백만 km 정도 떨어져 있어 좀처럼 충돌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작은 소행성이라도 충돌하다면 접촉해 있던 두 소행성이 분리되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울티마 툴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접촉 소행성의 표면에는 크레이터나 충돌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접촉 쌍성계는 두 개 이상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카이퍼 벨트에 더 많은 탐사선을 보낸다면 이들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Direct contact binary planetesimal formation from gravitational collapse,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6). DOI: 10.1093/mnras/stag002

https://phys.org/news/2026-02-space-snowmen-gravitational-collapse-contact.html#google_vignette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