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183 - 화성에서 번개를 포착한 메이븐 탐사선



 (Frequency-time spectrogram of electromagnetic waves measured by MAVEN. Credit: Science Advances (2026). DOI: 10.1126/sciadv.aeb4898)




(Schematic showing the formation of a whistler. Credit: Science Advances (2026). DOI: 10.1126/sciadv.aeb4898)

​

​

나사의 화성 대기 탐사선인 메이븐 (화성 대기 및 휘발성 진화, 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MAVEN))이 최초로 화성에서 번개의 징후를 포착했습니다. 사실 번개가 치는 곳은 태양계에서 의외로 흔해서 목성, 토성, 천왕성처럼 두꺼운 대기를 지닌 가스 행성애서는 번개 활동의 징후인 휘슬러 파동'(whistler waves)이 관측된 바 있습니다.

​

휘슬러 파동은 번개가 발생할 때 생성되는 낮은 주파수의 전자기파로, 행성의 자기권을 따라 자기장선을 따라 전파됩니다. 이 파동은 이온권과 자기권의 플라즈마를 통과하면서 낮은 주파수 신호로 인해 더 느리게 전파되므로 주파수 분산 현상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목성 같은 가스 행성만이 아니라 번개가 자주 치는 지구에서도 관측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휘슬러 파동을 관측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화성이 춥고 건조한 대기를 지니고 있어 일단 번개가 치기 힘든데다 대기 밀도도 지구의 1%에 불과하고 자기장도 매우 약하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나사의 메이븐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 팀 놀랍게도 휘슬러 파동을 화성에서 발견했습니다. 건조하고 대기도 희박한 화성에 번개가 만들어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행성 전체를 덮기도 하는 거대한 모래 폭풍입니다. 전하를 띤 입자들이 대기중에서 물방울 대신 충돌해 전하를 유도하고 특정 조건이 맞으면 번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지구에서도 화산 폭발 등에서 입증된 바 있습니다.

​

화성에는 전 세계적인 자기장은 없지만, 지표면에 흩어져 있는 국지적인 지각 자기장은 있습니다. 특히 남반구에 더 강한 흔적이 관찰되며, 이 자기장선을 따라 휘슬러 파동이 전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지 폭풍에서 발생한 전기 방전이 휘슬러 파동을 만들어내면, MAVEN 우주선이 이를 감지할 수도 있습니다.

​

다만 이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관측이 매우 힘든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팀은 메이븐이 수집한 10만8천 건 이상의 데이터 중 화성 이온권에서 단 하나의 주파수 분산 휘슬러 파동을 발견했습니다.

​

이 신호는 0.4초 동안 지속되었으며 최대 110Hz까지 이르렀습니다. 연구팀은 이론적 모델링을 통해 이 파동이 표면에서 발생한 후 우주선까지 전파된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발화 위치나 먼지 폭풍과의 관계를 정확히 밝히진 못했지만, 이 데이터가 지구에서 관측된 번개에 의해 생성된 휘슬러 파동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화성에 벼락이라고하면 마른 하늘의 날벼력보다 더 보기 드문 현상이 아닐수 없는데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놀랍습니다.

​

​

참고

​

​

https://phys.org/news/2026-03-nasa-maven-evidence-lightning-mars.html

​

František Němec et al, Lightning-generated waves detected at Mars, Science Advances (2026). DOI: 10.1126/sciadv.aeb489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