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ers calculated how atmospheric CO2 evolved studying fossil shells of ancient marine plankton. Credit: University of Southampton)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 시대 이전인 19세기 이후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핵 코어 분석은 빙하기와 간빙기에 180-280ppm 사이를 오가던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9세기 말부터 급격히 증가해 21세기에는 400ppm을 훌쩍 뛰어넘어 계속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는 만큼 지구 기온 역시 같이 상승하면서 이미 19세기 말과 비교시 섭씨 1도 이상 오른 상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비해 아직 온도 상승폭이 적어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큰 상태라는 점입니다. 물을 불에 올린다고 해서 바로 끓지 않는 것처럼 현재는 온도 상승폭이 이산화탄소 상승 수준에 비해 낮지만, 결국은 따라 오를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빨리 오를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약간씩 의견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독일, 영국, 미국의 다국적 연구팀 (GEOMAR Helmholtz Center for Ocean Research in Kiel, Germany, and the Universities of Southampton, Cardiff University, the Open University, the University of Bristol and the University of California)은 3400만년 전에서 5600만년 전 사이 에오세 (Eocene) 시기 이산화탄소 농도와 기온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신생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심지어 지금보다 평균 기온이 섭씨 14도 더 높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직접 측정할 순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에오세 지층에서 발견된 해양 플랑크톤의 껍데기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해양 플랑크톤의 껍데기는 바닷물의 pH에 영향을 받는데, pH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국제 해양 탐사 프로그램 International Ocean Discovery Program (www.iodp.org)에서 채취한 화석의 붕소 동위원소 측정법을 통해 이를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알려진 온도 데이터와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가 상승하면 온도는 민감하게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 감소에 따른 온도 변화는 상대적으로 둔감했습나다. 이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현재 IPCC가 예상하는 1.5-4.5도 범위 온도 상승보다 더 급격한 온도 상승이 가능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왜 오를 때 더 민감한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이 데이터를 통해 기후 예측 모델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 미래 기후 예측 정확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확한 예측보다 예정된 재앙을 어떻게 피할 것인지입니다. 지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정교한 예측 모델이라도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09-impact-carbon-dioxide-earth-climate.html
E. Anagnostou et al. Proxy evidence for state-dependence of climate sensitivity in the Eocene greenhouse, Nature Communications (2020). DOI: 10.1038/s41467-020-1788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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