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tides from the venom of the Pinkfoot Goliath tarantula have been found to have pain-relieving properties. Credit: XxHugo07 (CC BY-SA 4.0))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거미의 독에는 여러 가지 특별한 화학 물질이 존재합니다. 먹이를 마비시키거나 죽게 만들거나 혹은 소화시키는 것 등 적어도 수십 가지 종류의 화학 물질이 있고 이 가운데는 매우 독특한 성질을 지는 것들이 있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자연계의 다른 독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생물학적 특징을 지닌 화학물질은 약물로 개발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28종의 거미독에서 내장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물질을 검색했습니다. 장에 통증을 일으키는 내장 통증 (visceral pain)은 피부의 통증 감각 기관과는 다른 수용체를 지니고 있어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효과적인 통증 조절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만성적인 복부 불편감과 통증을 유발하는 과민성 장증후군 (irritable bowel syndrome (IBS)) 같은 질환은 치명적이진 않지만 사실 잘 치료가 되지도 않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만성 내장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관련된 신경에만 작용하는 소듐 이온 채널 (sodium ion channels)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신경독을 조사했습니다. 자연계에 흔한 신경독은 신경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진통제로써 큰 잠재력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 28종의 거미 가운데 가장 유망한 종은 가장 큰 거미 중 하나인 핑크풋 골리앗 타란튤라 (Pinkfoot Goliath tarantula)의 독이었습니다.
이 거대 타란튤라는 다리 폭이 최대 30cm에 달하는 거대 거미로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에 서식하며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거대한 거미의 독에서 추출한 Tap1a와 Tap2a라는 두 개의 펩타이드는 쥐를 이용한 과민성 장증후군 동물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내장 통증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실제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체에서 부작용이 없고 기존의 치료제보다 약효과 뛰어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신약 후보가 탈락하고 극히 일부만이 약물로 상품화됩니다. 하지만 후보가 많을수록 개발이 쉬워지는 것 역시 분명합니다. 과연 타란튤라 거미의 독에서 신약이 개발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연구는 저널 Pain에 발표됐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tarantula-venom-peptide-pain-relief/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