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ximity of hot springs to early settlements have led researchers to wonder if early humans used hot springs as a cooking resource long before fire. Credit: Tom Björklund)
170만년 전 인류의 조상이 온천을 이용해 고기나 식물을 익혀 먹었을지 모른다는 재미있는 연구가 저널 PNAS에 발표됐습니다. MIT의 로저 서몬스 교수 (Roger Summons, the Schlumberger Professor of Geobiology in MIT's Department of Earth, Atmospheric, and Planetary Sciences (EAPS))가 이끄는 미국, 스페인 과학자팀은 초기 호미닌의 고향 중 하나인 탄자니아 올두바이 계곡 (Olduvai Gorge)에서 이를 시사하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동아프리카에 있는 올두바이 계곡 근처에는 섭씨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천들이 존재합니다. 지질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기 때문에 수백만년 전에도 이런 뜨거운 온천들이 존재했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초기 호미닌의 거주 지역이 이런 온천과 가깝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온천에서 음식을 요리했다는 증거가 될 순 없습니다.
연구팀은 장기간에 걸쳐 올두바이 계곡에 있는 170만년 전 지층을 발굴해 왔는데, 초기 호미닌이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특별한 지질(lipid)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이 지질은 호열성 세균인 써모크리니스 루버 (Thermocrinis ruber)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이 호열성 세균은 낮은 온도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초기 호미닌이 이 온천물을 어떻게든 이용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도살한 고기나 혹은 질긴 식물을 온천에 넣어 익혀 먹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펄펄 끓는 온천수에 몸을 담궜을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물컵이나 그 역할을 해줄 도자기도 없었기 때문에 물을 마셨을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복원도에서처럼 죽은 동물을 끓는 온천수에 담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러면 먹기 편해지는 것은 물론 불을 피우는 수고도 덜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발견이 초기 호미닌 (아마도 호모 에렉투스)이 끓는 온천에 고기를 익혀먹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될 수 없습니다. 인간에 의해서가 아니라면 호열성 세균이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이유가 분명치 않긴 하지만, 그래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지층에서 추가적인 증거 (예를 들어 물에서 익힌 것이 분명한 음식 잔류물 화석)를 찾고 있습니다.
초기 호미닌이 실제로 불대신 온천을 이용해 요리를 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아무튼 복원도는 정말 잘 그렸다는 생각입니다. 언제나 다 익을까 하고 지루하게 기다리는 무표정한 얼굴이 현실성 있게 그려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09-early-ancestors-food-hot.html
Microbial biomarkers reveal a hydrothermally active landscape at Olduvai Gorge at the dawn of the Acheulean, 1.7 M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0). DOI: 10.1073/pnas.2004532117 , www.pnas.org/content/early/2020/09/14/200453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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