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휩쓴 코로나 19 대유행도 이제 반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의학자들은 수많은 임상 증례에 사망 케이스를 분석해서 중증 코로나 19 감염과 사망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여럿 발견했습니다. 고령, 남성, 비만, 흡연, 만성 기저질환 등이 대표적인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80대 노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중증 감염이나 사망에 이르는 것은 아니며 기저 질환이 없는 20대라고 해서 사망 가능성이 0%인 것도 아닙니다.
연구자들은 사망 위험도가 큰 사람을 빨리 판단할 수 있는 임상적 지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병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선 입원시키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대학 메사추세츠 종합 병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연구팀은 보스턴 지역에서 입원했던 1641명의 코로나 19 환자의 혈액 샘플을 확보해 일반적인 혈액 검사 결과 중에서 사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찾았습니다.
그 결과 특이하게도 적혈구 크기 분포 (red cell distribution width (RDW))가 가장 연관성 있는 인자로 나타났습니다. RDW 값이 크면 적혈구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의미로 이 자체가 코로나 19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RDW는 일반적인 혈액 검사인 CBC 검사에서 거의 기본으로 포함되는 검사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 없이 쉽게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RDW 값이 정상인 경우 사망률은 11%였으나 정상보다 높은 경우 31%에 달했습니다. 사망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보정한 후에도 사망 상대위험도 (RR, relative risk)은 2.73배에 달했습니다. 이는 RDW가 사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지표 중 하나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나이대로 세분해서 살펴봐도 RDW는 매우 좋은 지표여서 50세 미만에서는 RR 값이 5.25배에 달했습니다. 젊은대도 RDW가 높으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저널 JAMA Network Open에 실렸습니다.
생각도 못한 일인데 RDW 처럼 의료현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테스트로 코로나 19 사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면 환자를 진료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코로나 19 환자 자체가 생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어쩔 수 없이 환자가 대량 발생하는 경우 누구부터 입원시켜야 하는지 감별하는데 좋은 지표가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77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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