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splash/CC0 Public Domain)
2만년 전 마무리된 마지막 빙하기에는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추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추웠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제시카 티어니 교수 (Jessica Tierney, associate professor in the UArizona Department of Geo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해양 플랑크톤 화석을 통해 마지막 방하기 시기의 고기후를 재구성했습니다.
해양 플랑크톤의 몸에 축적되는 방사선 동위 원소의 비율은 살고 있는 지역의 수온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를 측정하면 간접적인 방법으로 고기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기후 모델에 넣어 기상 예보 등에 활용되는 data assimilation 방법을 통해 2만 년 전 고대 지구의 기후를 재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빙핵 코어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추정된 고대 온도와 맞는지 대조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 모델은 고대 지구의 기후를 잘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시기 지구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섭씨 6도 정도 낮았습니다. 20세기 평균이 섭씨 14도 정도인 반면 이 시기에는 7.8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지역에 따른 편차가 크고 육지 기온 변화는 바다보다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기후가 지배하던 시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극권은 지금보다도 평균 14도가 더 낮았으며 유라시아 대륙 및 북미 대륙의 고위도 지역에는 거대한 빙하가 덮혀 있었습니다.
연구팀의 모델에 의하면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에서는 섭씨 2도 이내 기온 억제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마지막 빙하기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80ppm이었고 산업 혁명 이전까지는 280ppm이었는데, 현재는 400ppm을 넘어서 계속 증가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기온은 이미 산업 혁명 이전에 비해 섭씨 1도 이상 증가했지만, 앞으로 한동안 지속적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우리는 과거를 연구하므로써 미래에 생길 일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포함한 고기후 연구는 그래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08-cold-ice-age.html
Glacial cooling and climate sensitivity revisited, Nature (2020). DOI: 10.1038/s41586-020-2617-x , 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61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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