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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061 - 허블 망원경이 찾아낸 안드로메다 은하의 거대 헤일로



 (This illustration shows the location of the 43 quasars scientists used to probe Andromeda's gaseous halo. These quasars--the very distant, brilliant cores of active galaxies powered by black holes--are scattered far behind the halo, allowing scientists to probe multiple regions. Looking through the immense halo at the quasars' light, the team observed how this light is absorbed by the halo and how that absorption changes in different regions. By tracing the absorption of light coming from the background quasars, scientists are able to probe the halo's material. Credit: NASA, ESA, and E. Wheatley (STScI))




(This illustration depicts the gaseous halo of the Andromeda galaxy if it could be seen with the naked eye. At a distance of 2.5 million light-years, the majestic spiral Andromeda galaxy is so close to us that it appears as a cigar-shaped smudge of light high in the autumn sky. If its gaseous halo could be seen with the naked eye, it would be about three times the width of the Big Dipper—easily the biggest feature on the nighttime sky. Credit: NASA, ESA, J. DePasquale and E. Wheatley (STScI), and Z. Levay (background image))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보다 더 큰 대형 은하로 주변에 상당히 큰 크기의 은하 헤일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은하 헤일로가 워낙 희박한 은하 주변 가스이기 때문에 정확한 크기를 측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 노터데임 대학의 니콜라스 레너 (Nicolas Lehner of the University of Notre Dame in Indiana)와 그 동료들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안드로메다 은하의 거대 헤일로의 크기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AMIGA (Absorption Map of Ionized Gas in Andromeda)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는 먼 거리에 있는 밝은 천체인 퀘이사에서 나온 빛이 안드로메다 은하의 헤일로를 통과하면서 흡수되는 스펙트럼을 조사하는 것입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에 있는 Cosmic Origins Spectrograph (COS)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퀘이사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측정하면 헤일로의 크기와 구성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레너의 연구팀은 2015년에 6개의 퀘이사에서 정보를 수집해 안드로메다 은하 헤일로의 범위가 백만 광년에 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헤일로의 범위가 130만 광년으로 더 넓어졌으며 우리 은하 헤일로와 일부 접촉할 수 있는 수준까지 크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은하 헤일로를 눈으로 볼 수 있다면 보름달보다 훨씬 큰 구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안드로메다 은하 헤일로의 주 성분은 당연히 수소이지만, 그외에도 탄소, 실리콘, 산소 같은 무거운 원소들도 존재했습니다. 이 원소들이 별 내부에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헤일로가 그냥 은하를 형성하고 남은 가스의 모임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헤일로의 생성 과정과 진화 역시 생각보다 더 복잡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40억년에 걸쳐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는 서로 가까워지면서 충돌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두 은하의 헤일로가 서로 마주치면서 상호 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은하 헤일로의 가스 밀도는 당연히 희박하지만, 그 질량은 은하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헤일로의 상호 작용이 은하 충돌과 합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어쩌면 그 역할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08-hubble-giant-halo-andromeda-galaxy.html


Nicolas Lehner et al. Project AMIGA: The Circumgalactic Medium of Andromeda,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0). DOI: 10.3847/1538-4357/aba4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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