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Oceanbird)
19세기만 해도 바다에는 클리퍼 선이라고 부르는 대형 범선이 지구를 연결했습니다. 그러다가 증기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화석 연료가 선박 에너지의 대세가 됐습니다. 현재는 거대한 내연 기관으로 움직이는 대형 화물선이 세계 수출입 화물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효율을 지닌 엔진과 선체, 그리고 선박 대형화 덕분에 해운 수송이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나 이것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기 -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선박이나 전기 선박, 그리고 풍력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인 선박 등이 그것입니다.
최근 스웨덴의 선박 제조사인 왈레니우스 마린(Wallenius Marine)과 스웨덴 연구 기관인 SSPA, 스톡홀름 왕립 공대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in Stockholm)는 오션버드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오션버드는 독특하게 생긴 5개의 접이식 돛을 이용한 범선으로 돛을 모두 펼치면 높이가 80m에 달합니다. 길이 200m, 너비 40m의 비교적 큰 배로 7000대의 자동차를 싣고 북대서양을 가로질러 10노트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100% 범선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을 9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속도는 다소 느려 일반적인 화물선이 8일만에 항해하는 거리를 12일 동안 항해해야 합니다.
(동영상)
오래전 소개한 연 형태의 풍력 에너지 보조 시스템인 스카이 세일은 전체 에너지의 일부만을 풍력으로 충당합니다. ( https://blog.naver.com/jjy0501/100143870028 참고) 하지만 오션 버드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풍력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큰 차이입니다. 만약 실제로 진수되면 역사상 가장 큰 범선이 될 예정입니다.
사실 이미 바람의 힘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풍력 발전기가 존재하는 만큼 바람의 힘으로 대형 선박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손상없이 바람의 힘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느냐는 것입니다. 강한 바람을 받도록 돛을 크게 만들수록 강풍이나 태풍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션 버드의 독특한 돛은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두꺼워서 쉽게 부러지지 않고 큰 힘을 받을 수 있으며 바람이 강할 때는 접어져서 20m 높이가 되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컨소시엄 측은 2021년에 7m 축소 모델을 만들고 2024년에는 실제 배를 진수시킨다는 계획입니다. 과연 계획대로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arine/oceanbird-wallenius-wing-sail-cargo-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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