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lizards in Puerto Rico rapidly and repeatedly evolved better tolerance for heat than their forest counterparts. Credit: Kristin Winchell/Washington University)
도시 환경은 많은 생물들에게 새로운 진화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인간처럼 세대가 긴 생물은 당장 큰 변화를 겪지 않겠지만, 새대가 짧은 곤충이나 작은 척추동물은 도시 환경에 적응해 진화한 것입니다. 크리스틴 윈첼 (Kristin Winchell, postdoctoral research associate in the Losos laboratory in Arts & Science)이 이끄는 워싱턴 대학과 UCLA의 연구팀은 푸에르토리코에 서식하는 도마뱀이 도시의 뜨거운 기후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연구했습니다.
도시에 사는 아놀 (Anole)속의 도마뱀들이 더 긴 다리와 큰 발바닥을 진화시켜 페인트칠을 해놓은 매끄러운 건물 표면에서 더 잘 움직일 수 있게 진화했다는 사실은 이전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다른 점은 미끄러운 표면 만이 아니라 열섬 현상에 의한 뜨거운 기후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뜨거운 도시 환경에 적응한 도마뱀과 숲에 사는 도마뱀 사이의 차이를 연구하기 위해 4곳의 도심 지역과 숲속 도마뱀 10종, 150마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 결과 도시에 사는 도마뱀은 숲 속에 사는 사촌보다 체온이 0.82도 더 높은 상태에 적응해 있었습니다. 이들의 피부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단 하나의 유전자 변이가 공통적으로 관찰됐습니다. 의외로 적은 수의 유전자가 진화에 관여한 것입니다. 그것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공통된 진화압이 비슷한 결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각 개체별로 유전자는 조금씩 다르며 환경의 압력에 따라 가장 유리한 변이를 지닌 개체가 성공해 가장 많은 자손을 남기면 집단의 유전자가 변하면서 진화가 이뤄진다는 것은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지금 현재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도시는 새로운 진화의 실험장으로 많은 생물의 진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어쩌면 먼 미래에는 인간도 여기에 포함될지 모릅니다.
참고
Shane C. Campbell-Staton et al. Parallel selection on thermal physiology facilitates repeated adaptation of city lizards to urban heat islands,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0). DOI: 10.1038/s41559-020-1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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