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fossil specimen helped University of Kansas graduate student Anna Whitaker solve a 50-year-old marine-worm mystery. Credit: Anna Whitaker, et al.)
1969년에 발견된 캄브리아기 화석이 반세기만에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는 소식입니다. 유타주에서 발견된 이 벌레 모양 화석은 머리와 입처럼 중요한 부분이 잘 보존되지 않아 정확히 어떤 동물인지 확인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어느 분류에 속하는지 알수 없는 생물이라는 뜻의 Wastebasket taxon (글자 그대로 쓰레기통이라는 뜻)에 속하는 Palaeoscolex라는 속의 일부로 적당히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쓰레기통에 버린 것처럼 50년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유타주의 화석 수집가이자 교사인 폴 제이미슨과 그의 학생인 릴리 스미스 (Paul Jamison, a teacher from Logan, Utah, and private collector, and his student Riley Smith)는 유타 주에 있는 스펜스 쉐일(Spence Shale)에서 매우 잘 보존된 5억 600만년 전의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사진) 이 화석은 캔자스 대학의 대학원생인 안나 휘태커 (Anna Whitaker)에 의해 분석됐습니다.
그냥 육안으로만 보면 이 화석 역시 썩 보존 상태가 좋은 것 같지 않지만, 연구팀은 주사 전자 현미경 (scanning electron microscopes)과 에너지 분산 X선 분광기 (energy-dispersive X-ray spectrometry), 광학 현미경을 통해 상세히 분석해 이 미스터리 고대 생물의 상세한 모습을 복원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 동물의 입은 새예동울 (Priapulida)와 비슷했습니다.
새예동물은 입에 해당하는 부위에 가시 같은 돌기를 지닌 특징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 움직이거나 먹이를 먹습니다. 바다 밑바닥에서 사는 해양 무척추동물의 일종으로 식용으로 사용되거나 우리 눈에 잘 띄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별로 친숙하지는 않은 생물입니다. 아무튼 연구팀은 이 동물이 새예동물과 연관성이 있는 생물로 보고 Utahscolex라는 새로운 속명을 부여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별로 의미 없는 연구 같지만, 캄브리아기의 미스터리 생물들의 연관성을 밝히는 것은 초기 동물문이 어떻게 진화하고 등장했는지 이해하는데 중요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유타스콜렉스는 포식자로 당시 바다에서는 그렇게 작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등장한 여러 원시적 동물들을 바다 밑바닥에서 사냥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절지 동물의 초기 조상은 이들의 주된 먹이 중 하나였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흔적 같은 화석을 가지고도 많은 내용을 알아낸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참고
Anna F. Whitaker et al, Re-description of the Spence Shale palaeoscolecids in light of new morphological features with comments on palaeoscolecid taxonomy and taphonomy, PalZ (2020). DOI: 10.1007/s12542-020-00516-9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