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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팔의 진화를 알려주는 초기 사지류의 조상 물고기


(An artist's impression of Elpistostege as it may have looked nearly 400 million years ago, Credit: Katrina Kenny)

(Comparative anatomy of pectoral limb endoskeleton and humerus of stem-tetrapod fish and earlier. Credit: Flinders University)

(Evolutionary fish family tree showing significance of Elpistostege in understanding the origin of tetrapods. Credit: Dr. Brian Choo/Flinders University)


 과학자들이 사지류 손의 초기 진화를 보여주는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플린더스 대학의 존 롱 교수 (John Long, Strategic Professor in Palaeontology at Flinders University)를 비롯한 연구팀은 캐나다의 미과샤 국립 공원 (Miguasha National Park)에서 10년전 발견된 후기 데본기 화석을 조사하던 중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엘피스토스테가(Elpistostege)라고 명명된 이 데본기 어류는 줄기 사지류에 속하는 어류로 미래에 인간을 포함한 사지 동물로 진화할 조상 그룹에 속합니다. 데본기 후기 강과 호수에는 다양한 육기어류가 등장했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다리와 폐를 진화시켜 사지동물로 진화합니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상세히 다룬 바 있습니다. 




 엘피스토스테가의 화석 표본은 157cm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리 부분입니다. 엘피스토스테가의 다리 화석에는 사지류의 앞다리 뼈에 있는 주요 뼈가 모두 보존되어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중요한 사실은 틱타알릭보다 더 진화된 손가락의 증거가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사진 참조) 사지동물의 손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 수 있는 결정적 자료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엘피스토스테가가 육지를 걸어다녔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는 다리 힘이 너무 약했습니다. 초기 사지 어류처럼 다리처럼 생긴 지느러미의 주 용도는 얕은 강과 호수 바닥을 움직이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엘피스토스테가가 살았던 시기는 3억9300-3억5900만년 사이로 좀 더 다리가 진화한 아칸토스테가와 이크티오스테가의 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육지를 넘볼 수 있게 됩니다. 그 전까지 다리는 걷기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엘피스토스테가가 폐어 처럼 물 밖에서도 숨쉴 수 있다면 잠시 육지 위를 기어다닐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동영상) 


 초기 사지동물의 진화에 대해서는 지난 수십년간 새로운 사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바다에서 살던 척추동물의 조상이 어떻게 육지에서 사는 동물이 되었는지 보다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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