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iny lizard forefoot of the genus Anolis is trapped in amber that is about 15 to 20 million years old. Credit: Jonas Barthel)
(A chunk of amber which contains the forefoot of a lizard of the genus Anolis, fits into a thimble. Volker Lannert/Uni Bonn)
나무의 수지가 굳어서 생긴 호박은 1억년 전 곤충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보존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보석입니다. 호박 속에는 종종 식물이나 척추동물의 일부분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과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독일 본 대학의 요나스 바텔(Jonas Barthel, a doctoral student at the Institute for Geosciences at the University of Bonn)이 이끄는 연구팀은 1500-2000만년 전 아놀리스속(Anolis) 도마뱀의 앞다리가 완벽하게 보존된 작은 호박 화석을 발견해 이를 상세히 연구했습니다.
아놀리스 도마뱀은 현재도 450종에 달할 만큼 성공한 작은 도마뱀으로 화석 속에 보존된 앞다리 화석은 사실 크기가 2㎤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최신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각설탕 두 개 정도의 작은 호박속에 보존된 앞다리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냈습니다. 연구팀이 특히 궁금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화석화가 진행되면서 광물화가 이뤄지는 과정입니다. 뼈나 연조직 모두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광물로 치환되어 영겁의 세월을 견딜 수 있는 화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본래 스투트가르트 주립 자연사 박물관 (Stuttgart State Museum of Natural History)에 보관된 화석을 고해상도 마이크로 CT 및 라만 분광기 (Raman spectroscopy)를 통해 상세히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이 작은 도마뱀 앞다리는 호박속에서 그대로 보존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미네랄화가 이뤄진 상태였습니다.
뼈에 있는 수산화인회석 (hydroxyapatite, Ca5(PO4)3)는 호박 속의 불소가 침투해 플루로라파타이트 (fluoroapatite, Ca5(PO4)3F)로 변한 상태였습니다. 라만 분광기는 콜라겐 역시 심하게 변성된 상태로 겉보기에는 매우 좋은 보존 상태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본래 조직과 뼈는 남은 게 없었습니다. 사실 1500-2000만년의 세월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는 이 작은 앞다리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구팀은 앞다리에서 두 개의 큰 상흔을 발견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골절과 더불어 주변이 부풀어 있는 상처였는데, 아마도 포식자에 의해 공격을 받은 흔적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아마도 화석화 된 후 호박에 균열이 가면서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 화석의 주인공은 살아 있을때와 죽은 후 두 번에 걸쳐 크게 손상된 것입니다.
작은 앞다리에 얽혀있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 Jonas Barthel et al, Fluoridation of a lizard bone embedded in Dominican amber suggests open-system behavior, PLOS ONE (2020). DOI: 10.1371/journal.pone.0228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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