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nisakis worm is seen in a filet of salmon. These parasitic worms can be up to 2 centimeters in length and are found in the flesh of raw and undercooked fish. Credit: Togabi/Wikimedia Commons)
회나 초밥을 먹을 때 생기는 일부 기생충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워싱턴 대학의 첼시아 우드 교수 (Chelsea Wood, an assistant professor in the UW School of Aquatic and Fishery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40년간 날 생선을 먹을 때 생기는 기생충 감염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보통 횟감으로 사용하는 날 생선은 적절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지만, 민물이 아닌 바다 생선에서도 고래 회충 (아니사키스, anisakis) 같은 일부 기생충이 남을 수 있습니다. 고래나 다른 해양 포유류에 기생하는 기생충들은 작은 갑각류와 물고기를 통해 숙주에 감염되는데 중간에 횟감으로 잡혀 고래가 아닌 인간이 먹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종숙주나 중간숙주가 아니기 때문에 이 기생충들은 우리 몸에서 오래 살지 못하고 몇일 내로 죽게 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복통, 구토, 설사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달갑지 않은 기생충이라고 하겠습니다. 다행이 이런 일은 드물긴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아니사키아증의 보고는 지난 40년간 283배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내시경 같은 진단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스시나 초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이 이유로 생각됩니다. 여전히 섭취량에 비해 극히 일부 사람만 고통 받지만, 먹는 사람의 숫자가 현저히 증가한 것이죠. 그리고 아마도 과거에는 감염되어도 모르고 지나간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해양 포유류 개체수의 증가입니다. 지난 1972년부터 적용된 해양 포유류 보호법 Marine Mammal Protection Act 이후 물개, 바다표범, 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 개체수가 다시 증가했습니다. 이 해석은 대구 벌레 같은 다른 기생충에 비해 유독 고래 회충의 감염만 증가한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단지 회를 많이 먹어서라면 다른 기생충류도 같이 증가했는데, 증가 비율은 고래 회충이 압도적입니다.
아무튼 회나 생선 초밥을 즐기는 사람에게 달가운 소식은 아니지만, 여전히 감염 사례는 드문 편이고 심각한 문제를 만드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적절하게 처리된 회나 생선 초밥이라면 안심하고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참고
Evan A. Fiorenza et al, It's a wormy world: Meta-analysis reveals several decades of change in the global abundance of the parasitic nematodes Anisakis spp. and Pseudoterranova spp. in marine fishes and invertebrates, Global Change Biology (2020). DOI: 10.1111/gcb.1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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