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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가 알려준 면역의 진화



(Tunicate colonies of Didemnum (left) and Botryllus schlosseri (right) overgrowing individuals of the tunicate Styela clava. Credit: USGS)


 해삼 말미잘 등과 같이 언급되기 때문에 사람과는 먼 단순한 생물체로 생가거되긴 하지만 멍게는 사실 뇌와 심장을 지닌 척삭 동물입니다. 척추동물의 조상과는 5억년 전 갈라졌지만, 그럼에도 여러 가지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혈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멍게는 아직 척삭 (notochord)이 남아 있는 새끼 시절에 자유 유영을 하면서 바다를 누비다가 적당한 장소를 찾아 정착합니다. 심장과 아가미는 여전히 남지만 두 개의 뇌 가운데 하나는 사라지며 헤언치는데 필요한 근육 역시 퇴화하게 됩니다. 


 이후 멍게는 다른 개체와 함께 군집을 이뤄 생활하는데 마치 식물 같은 모습 때문에 종종 해면이나 산호와 같은 무리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사실 척추동물의 친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척추동물처럼 심장이 있고 혈액이 몸을 순환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척추동물과 다르게 인접한 개체들이 서로 혈액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팀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연구했습니다. 이렇게 다른 개체의 혈액이 들어오면 거부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인간도 혈액 수혈을 맞는 혈액 간에 진행하듯 멍게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있을지 모릅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인간을 비롯한 척추동물과 5억년 전에 갈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혈액을 만드는 멍게의 유전자는 인간과 많은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스크로세르판멍게 Botryllus schlosseri의 혈액 줄기 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포유류와 유사한 유전자 327종이 발견됐습니다. 또 이 줄기 세포는 혈액 세포는 물론 면역 세포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멍게의 면역 세포는 맞지 않는 혈액은 거부하고 맞는 혈액만 받아들이는데, 이는 생존을 위해서 중요한 선택입니다. 여러 개체가 하나의 개체처럼 협력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맞지 않는 상대와 같이 살 순 없는 일이니까요.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BHF라는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면역 시스템의 진화를 연구하는 모델로 멍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포유류의 면역 시스템에 비해 단순하면서도 필요한 기능을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척추동물을 포함한 척삭동물의 면역 시스템 모델로 앞으로 여러 가지 응용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무튼 멍게의 면역 시스템이라니 흥미로운 내용인 것 같습니다. 


 참고 


Complex mammalian-like haematopoietic system found in a colonial chordate, Nature (2018). DOI: 10.1038/s41586-018-0783-x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18-078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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