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rm from three closely related species of vesper mice. While these mice look very similar and can be hard to tell apart with DNA, their sperm shapes are radically different. Credit: Luis Rossi, Noé de la Sancha, et al.)
(Two closely related mice from the genus Akodon, which look very similar but have differently shaped sperm. Credit: (c) Field Museum)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자의 모습은 뾰족한 머리와 긴 꼬리를 지닌 올챙이 같은 모습입니다. 물론 가장 흔한 형태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과학자들은 이와는 다른 형태의 독특한 정자를 종종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가까운 근연종의 쥐에서 서로 판이하게 다른 형태의 정자가 발견됐습니다.
시카고 필드 박물관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Universidad de Buenos Aires)의 연구팀은 남미에 서식하는 목화쥐아과 (subfamily Sigmodontinae of the family Cricetidae)의 설치류 50마리를 포획해 정자의 형태를 비교했습니다. 그런데 외형상 서로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근연종의 쥐의 정자의 형태가 확연하게 서로 달랐습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정자도 있었지만 마치 모자나 아이스크림 콘 같은 독특한 구조물을 지닌 것도 있었습니다. (사진)
일반적으로 비슷한 근연종의 정자는 비슷한 경우가 많은 점을 생각할 때 이는 독특한 발견입니다.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근연종 간 교배를 막기 위한 안전 장치일 가능성이 가장 클 것 같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사는 근연종이라도 먹이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은데 서로 유전자가 자꾸 섞이면 생존에 유리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정확한 이유는 앞으로 밝혀내야할 부분일 것입니다.
이번 발견은 종 분리에 있어 정자가 보이지 않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로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정자는 단순히 유전자를 전달하는 역할만 하고 그 자체로 생물 진화와 종 분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보조적 존재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정자나 난자 역시 단순히 유전자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 진화에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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