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ensive underwater volcanism during ridge spreading led to rapid alteration of volcanic deposits and major changes in ocean chemistry. Credit: Gary Hincks )
현재의 지구는 온화한 기후이지만 6억 4,000만 년 전에서 7억 2,000만 년 전에는 매우 추운 기후가 지구를 지배했습니다. 당시 지구는 얼음에 덮혀 스노우볼 지구(Snowball Earth)의 형태로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바다까지 수 km 두께의 얼음으로 덮혀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눈덩이 지구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추웠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아무튼 당시에 지구가 추웠던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6억 4,000만 년 전 갑자기 지구는 따뜻해지면서 얼음이 녹았습니다.
이 시기 바다에는 수백m 두께의 탄산염 층이 형성되었는데, 그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톰 거넌 박사(Dr Tom Gernon, Lecturer in Earth Science at the University of Southampton)가 이끄는 연구팀은 당시의 바다가 활발한 화산 활동으로 인해서 화학적으로 크게 변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초대륙이던 로디니아(Rodinia)가 분열하면서 바다에서는 수만km에 달하는 거대한 중앙해령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해양 지각이 탄생하면서 동시에 대륙을 이동시키고 활발한 화산 활동이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표면은 두꺼운 얼음이라도 그 안에서는 활발한 해저 화산 활동이 발생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동시에 밀폐된 바다의 화학 구성이 크게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보다도 더 흥미로운 것은 당시 지구의 상황입니다. 아마도 이런 환경(표면이 얼음이라 광합성을 못하는 상황)에서 생명체들은 태양 에너지 없이도 생존하는데 성공했을 것입니다. 현재도 해저 열수공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에서 에너지를 얻는 생물들이 있으니까요. 만약 당시에도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글을 쓰는 저나 이걸 읽는 여러분이 없었을 것입니다. 즉, 표면에 두꺼운 얼음밖에 없는 지구가 사실은 그 아래 바다에 생명을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어쩌면 현재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서도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요? 유로파 표면은 적어도 수십km에 달하는 얼음으로 덮혀있지만, 그 아래에는 바다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목성의 강한 중력에 의해 내부에는 마찰열이 발생하면 화산 활동도 있을 수 있습니다. 충분한 유기물이 존재한다면 어쩌면 여기서 생명체가 탄생할지도 모릅니다.
이를 검증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눈덩이 지구 이론을 생각하면 어쩌면 과거의 지구가 현재의 유로파와 비슷하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연구는 네이저 지오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참고
Snowball Earth ocean chemistry driven by extensive ridge volcanism during Rodinia breakup,DOI: 10.1038/ngeo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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