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culated speed adaptation scores for various dinosaurs. (From left) Guaibasaurus was an early dinosaur with a low score typical of primitive forms; despite its pop culture status, Velociraptor is revealed to be among the least swift of the carnivorous dinosaurs; the Jurassic predator Allosaurus was large and moderately adapted for speed; despite its bulk, Tyrannosaurus scores high on the speed charts; the controversial species Nanotyrannus was the bipedal dino best adapted for speed—the Usain Bolt of its era.)
보통 공룡 영화에서 거대한 초식 공룡들은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반면 주인공을 덮치는 육식 공룡이 매우 빠르게 움직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육식 공룡이 초식 공룡보다는 빨랐겠지만, 공룡이 달렸던 정확한 속도를 알아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적어도 발자국 화석으로부터 공룡이 처음 상상했던 것처럼 도마뱀처럼 꼬리를 끌고 다니진 않았다는 건 분명하지만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는 공룡의 종류만큼이나 많은 가설이 존재합니다.
앨버타 대학의 스콧 퍼슨(University of Alberta paleontologist Scott Persons)과 그의 동료들은 전세계 박물관에 보관된 육식 공룡 50여 종의 화석을 분석해서 공룡들의 상대적인 달리기 적합도를 구했습니다. 이들이 채택한 방식은 무릎 아래와 위의 다리 골격의 비율입니다. 빨리 달리는 동물일수록 무릎 아래 부분이 더 길어서 속도를 내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지렛대의 원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죠.
하지만 동시에 수각류 공룡의 두 다리는 하중을 지탱해야 합니다. 특히 거대한 공룡일수록 더 많은 하중을 지탱하다보니 롱다리만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죠. 이런 점을 감안해서 각 공룡의 점수(limb score)를 매긴 결과 나온 결과는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몸집의 크기를 감안했을 때 꽤 빨리 달릴 수 있게 진화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시체 청소부가 아니라 적극적인 사냥꾼일지 모른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것이죠. 반면 영화에서 민첩함의 상징인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 날렵한 사냥꾼 혹은 도둑을 의미함)는 오히려 느린 공룡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결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벨로키랍토르를 비롯한 랍토르(Raptor) 공룡들은 현쟁 조류와 매우 가까운 수각류 공룡들입니다. 퍼슨은 이들이 나무를 타거나 혹은 일부 종류는 글라이더 비행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빠르게 지상을 달려야 하는 이유는 없는 것이죠. 다만 이 주장에 대해서는 앞으로 학계에서 더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빠르게 달리는데 특화된 다리를 가진 것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육식 공룡인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였습니다. 나노티라누스는 과거 청소년기에 있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로 생각되었으나 현재는 몸길이 5m 정도되는 별개의 공룡으로 다시 분류된 공룡입니다.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체구를 이용해서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공룡이 얼마나 빨랐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입니다. 공룡 영화에서와는 달리 실제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이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가설을 내놨습니다. 아마 영원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인간의 지적 호기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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