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은 그 자체로는 해롭지 않은 물질입니다. 그러나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혈당을 높이는 것은 물론 비만의 원인이 되며 장기적으로는 당뇨,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설탕처럼 정제된 당을 먹게 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이전까지 당류는 가끔 먹을 수 있는 과일 등에 포함된 과당이나 식품에 포함된 일부 당류 정도가 유일했습니다. 그러나 당을 정제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설탕이나 액상 과당 등이 보급되었고 이제는 그 가격이 매우 저렴해져 각종 식품 첨가제로 대량으로 들어가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정제당은 매우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을 높이는데, 그 자체로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 세포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하게 해서 부하를 많이 주게 합니다. 여기에 남는 에너지가 지방의 형태로 계속 축적되면 고지혈증, 대사증후근, 비만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 심혈관 질환, 당뇨, 고혈압을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제된 당이 듬뿍 들어 있는 과자류나 도넛 같은 인스턴트 식품도 문제지만, 더 빠르게 흡수되는 액상 과당을 포함한 당분이 있는 음료(대표적으로 콜라/사이다 같은 청량 음료) 역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중인 가운데 몬트리올 대학 의학 연구 센터(University of Montreal Hospital Research Centre (CRCHUM))의 과학자들이 당의 세포 독성을 줄이는데 관련되는 효소를 찾아냈다는 소식입니다.
포유류의 세포는 기본 에너지 물질로 당(glucose)과 지방산(fatty acid)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glucose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긴 합니다. 문제는 너무 높을 경우이죠.
glycerol-3 phosphate라는 물질은 당 대사 및 지방 대사에 중간 산물로 과도하게 쌓을 경우 여러 장기에서 세포 독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 물질은 과도한 당분을 섭취시 세포에 독성을 나타내는 기전 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이 물질을 독성이 없는 다시 글리세롤로 바꾸는 glycerol 3-phosphate phosphatase (G3PP) 이라는 효소입니다. G3PP는 간의 당분 합성을 줄이고 지방 축적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물질은 앞으로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의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을 사용하면 혈당을 줄이고 지방 축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당에 의한 세포 독성을 막아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과도한 당분 섭취를 막는 일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다 이미 비만 및 당뇨가 있는 경우 더 악화되는 것을 억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런 기전을 가진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 연구는 PNAS에 실렸습니다.
참고
Identification of a mammalian glycerol-3-phosphate phosphatase: Role in metabolism and signaling in pancreatic β-cells and hepatocytes,www.pnas.org/cgi/doi/10.1073/pnas.151437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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