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가 세계 최초로 4GB 2세대 HBM 메모리 양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새로운 HBM 메모리는 20nm 공정 8Gb 메모리 코어 칩 4층을 1개의 버퍼 칩 위에 올린 것으로 5천 개 이상의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관통전극) 를 이용해서 상단과 하단 칩을 연결한 것입니다. 이 방식으로 대역폭을 크게 끌어올리면서도 메모리의 용량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양산에 들어가는 4GB HBM 제품의 경우 8Gb DDR4 TSV 제품 대비 36배나 많은 구멍을 뚫어 속도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제품 한 개당 대역폭이 초당 256기가바이트에 달해 현재 가장 빠른 GDDR5 인 4기가비트 (9Gbps) 제품 대비 7배 정도 빠르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입니다. (약간 계산이 복잡한데, 아마도 GDDR5 칩 여러 개와 같은 용량의 HBM2 제품 한 개를 비교한 듯)
반대로 대역폭 당 와트 역시 절반으로 줄어 같은 성능이라면 전력 소모가 크게 줄어드는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같은 메모리 용량이라도 GDDR5에 비해서 아주 작은 면적에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픽 카드의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실제로 이를 사용한 파스칼 모듈은 기존의 그래픽 카드 대비 상당히 작습니다)
삼성 전자의 TSV 기술은 상당히 발전해서 이미 작년에 이를 적용한 128GB DDR4 램 양산에 들어가는 등 메모리 부분 전체에서 TSV 기술 적용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TSV 적용 메모리와 3D V 낸드 기술이 앞으로 삼성 메모리 부분에서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로 삼성의 TSV 기술 발전은
삼성전자 TSV기술기반 D램 제품 개발·양산 연혁
• 2010. 40나노급 8GB 3D TSV DDR3 RDIMM 개발
• 2011.08월. 30나노급 32GB 3D TSV DDR3 RDIMM 개발
• 2014.08월. 20나노급 64GB 3D TSV DDR4 RDIMM 양산
※ CES 2015 ECO Tech부문 '혁신상' 수상
※ 2015년 제25주차 IR52 장영실상 '장관상' 수상
• 2015.10월. 20나노 128GB 3D TSV DDR4 RDIMM 양산
• 2015.10월. 20나노 4GB HBM2 개발
• 2015.12월. 20나노 128GB 3D TSV DDR4 LRDIMM 양산
• 2015.12월. 20나노 4GB HBM2 양산
• 2016.1H 20나노 8GB HBM2 양산 예정
이라고 보도 자료에서 같이 밝히고 있는데, 확실히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라 꾸준한 연구 투자를 통해서 점진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올해 상반기 내로 8GB HBM2의 양산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초고용량 고속 메모리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 전자의 HBM2 양산 소식이 더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이 메모리가 엔비디아의 파스칼과 AMD의 폴라리스 같은 차세대 GPU에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제 시간안에 양산이 될지 궁금했는데, 이번 소식을 보면 공식적으로 양산이 시작되어 올해 중반에 실제 제품이 나오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전에 이에 대한 루머가 있었는데 이 루머가 정확하게 맞는 이야기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8Gb 메모리 칩 모듈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분기에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TSV 방식의 메모리 도입은 컴퓨터 부분에서 새로운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의 용량과 속도를 동시에 높이므로써 프로세서의 대역폭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죠.
앞으로 기술의 발전 정도는 예측이 어렵지만, 당분간은 메모리의 속도와 용량이 증가하는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 TB급 메모리를 탑재한 컴퓨터를 접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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