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는 의심의 여지 없이 동물계의 뜀뛰기 선수입니다. 대형 종을 기준으로 말하면 한 번에 최대 거리 12m, 최대 높이 3m를 뛰는데, 이것도 한 번 멀리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시속 70km로 계속 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멀리뛰기를 잘하는 이유는 강력한 다리 근육과 함께 아주 튼튼한 무릎 관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충격을 감당하는 캥거루의 무릎 관절과 인대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의외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정형외과 의사들입니다.
시드니 대학의 엘리자베스 클라크 (Elizabeth C. Clarke) 박사와 정형외과 의사인 닉 하트넬 박사 (Dr Nick Hartnell), 그리고 여러 과학자들은 2024년 캥거루의 전방십자인대 (anterior cruciate ligament (ACL))의 이종이식 (xenograft)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방십자인대는 사람의 무릎에 있는 네 개의 주요 인대 중 하나로 대퇴골이 아래 있는 뼈보다 앞으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고 무릎이 앞으로 꺾이는 것을 방지하는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소 전방십자인대가 심하게 손상되면 제대로 걸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미국에서만 연간 20만명의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일어납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3574
심각한 손상이 일어난 전방십자인대를 이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사실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이식할 전방 십자 인대를 구하기 힘들 뿐 아니라 대부분이 이식한 후 본래 인대보다 약해서 결국은 다시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강도가 남다른 캥거루 전방십자인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입니다.
다만 이식후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인대는 이식 거부 반응을 강하게 일으키는 부분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남의 것인데다 심지어 사람의 것도 아니기 때문에 거부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연 캥거루 전방십자인대 이식이 답이 될지 아니면 결국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될지 모르겠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다면 진화 계통상 워낙 멀리 떨어진 유대류이기에 이종 이식 분야에서 가장 놀라운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kangaroo-tendons-acl-surg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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