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73 - 지구는 언제까지 거주 가능한가 ?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 흥미로운 예측 가운데 하나는 미래 지구는 사실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 예측은 언젠가는 분명한 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태양의 수명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 태양 관련 포스트들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사실 태양이 적색 거성 단계에 이르기 전 이미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양이 점점 수명을 다해감에 따라 점차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면서 더 뜨거워지기 때문이죠. 흔히 이야기하는 골디락스 존이나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이 지금보다 더 태양에서 먼 곳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4/26.html 참조 ) 


 아마도 10 억 이상 후에는 점차 태양이 뜨거워저 사실 지구는 지금 같은 형태의 생명체가 살기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는 행성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후에 그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견이 엊갈리고 있습니다. 최근 저널 Astrobiology 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이 시기는 17억 5000 만년 후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적색 거성이 된 태양과 뜨거워진 지구의 상상도. 그런데 사실 적색 거성이 되기 전 단계에서도 지구는 이미 생명체가 살기엔 부적합한 행성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Red_Giant_Earth_warm.jpg )



(태양의 밝기 변화 예측.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도는 더 상승하는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Solar_evolution_(English).svg  )


 사실 태양의 진화가 지구에 마이너스 이벤트는 아니었습니다. 과거 지구는 스노우볼 형태로 추워진 적도 있었습니다. 지구 역사에서 본래 대기 중에 존재하던 주된 온실 가스 가운데 하나인 이산화탄소 농도가 광합성 생물 때문에 크게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온도가 더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태양 자체가 더 따뜻해진 것도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미래 지구는 지금의 금성 만큼 많은 태양에너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지구가 언제 정도 되면 너무 더워서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행성이 될 것인가는 결국 태양의 밝기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University of East Anglia) 의 앤드류 루쉬비 (Andrew Rushby, from UEA's school of Environmental Sciences) 가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운 항성 진화 모델을 사용해 이 시기가 17.5 억에서 32.5 억 년 사이 찾아올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다만 이 시기에 대한 예측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연구 모델 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향후 지구의 기온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태양 자체의 밝기라는 점은 의심할 바 없지만 이외에도 이산화탄소 농도와 같은 광합성 및 기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에도 중요한데 태양 에너지가 지금보다 많이 오르게 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결국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심각하게 감소하면 결국 광합성이 불가능해져 지구 생태계는 파국을 맞게 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더 비관적인 예측이 나온 적도 있는데 이에 의하면 8 억년 후에는 다세포 생물 전체가 13 억년 후에는 진핵 생물이 멸종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박테리아 같은 단순한 생명체도 결국 좀 더 버티다 최후를 맞게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다만 아주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박테리아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 박테리아 한마리 까지 남기지 않고 절멸되는지 알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시킨 루쉬비의 팀은 이런 예측이 단순히 지구의 먼 미래를 예측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다른 외계 행성들 역시 그들의 생애 동안 모든 기간이 아니라 특정 기간 동안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에 존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케플러 22b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2/07/73-22b.html  참조) 가 그런 대표적 사례로 연구팀은 이 외계 행성이 생애 중 43 억년에서 61 년 사이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적색 왜성의 경우 더 극적으로 긴 생애를 보장할 수도 있는데 글리제 581d 의 경우 생명체 가능 지역에 놓이는 기간이 생애 기간 중 424 억년에서 547 억년 사이라는 생각하기도 힘든 수준의 시간 동안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글리제 581 에 대해서는 http://jjy0501.blogspot.kr/2012/07/93-581.html  ) 


 마지막으로 연구팀이 언급한 재미있는 예측은 우리 태양계내의 다른 행성에 대한 것입니다. 이에 의하면 화성은 지금부터 60 억년 후까지 생명체 거주 가능한 행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즉 지구가 뜨거워져 살기 힘들면 화성으로 이사하면 된다는 것이죠. 화성은 태양이 죽게 되는 시점까지 거주 가능권에 들 가능성이 있어 자주 이사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If we ever needed to move to another planet, Mars is probably our best bet. It's very close and will remain in the habitable zone until the end of the Sun's lifetime -- six billion years from now." ) 다만 이사할 때까지 지구에 인류가 살고 있을 진 모르겠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Andrew Rushby, Mark Claire, Hugh Osborne and Andrew Watson. Habitable Zone Lifetimes of Exoplanets around Main Sequence Stars. Astrobiology, September 19, 201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