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

2013년 9월 30일 월요일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차기 전투기 사업



 지난 9 월 24일 방위 사업청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위사업 추진 위원회 (방추위) 에서 차기 전투기 사업 (F-X) 사업의 후보 기종으로 올라온 F-15SE 를 부결시키고 재입찰 없이 사업을 최단 시간 내에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이런 저런 설왕설래가 나오고 있지만 아무튼 한국 정부가 무기 구매에 있어 협상력을 스스로 포기하고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한 사건이라 간단히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본래 차기 전투기 사업은 2007 년 7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소요가 제기된 이후 2011 년 7월 사업 추진 기본전략이 수립됐으며, 2012 년 1월에 사업 공고를 내고 2012 년 7월에 제안서를 접수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입찰한 F-35A (록히드 마틴과 미 공군), 유로파이터 (EADS) 는 우여 곡절 끝에 탈락하고 F-15SE 만 자리에 남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 부터 차기 전투기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이 사업 후보 기종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 분들은 다 알고 있듯이 세 기종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F-35A 의 경우 지나치게 고가일 뿐 아니라 여러가지 결합으로 인해 미국과 그 파트너들에게 곤욕을 치루게 만든 기종이고 유로파이터는 공군이 원하는 스텔스 기능이 결여되어 있으며 F-15SE 는 아직 어느 나라에서도 구매하지 않은 기종으로 그 성능 검증이 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원형 자체가 너무 오래되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3/06/3-fx.html  및  http://jjy0501.blogspot.kr/2013/03/f-15-se.html 참조) 




(보잉 F-15 Silent Eagle  의 실증기 (Demonstrator) 가 2010 년 7월에 시험 비행 중   Credit : Boeing )


 이런 와중에서 F - 35A 는 입찰가 8.3 조원을 훨씬 초과하는 가격으로 일찍 탈락해 버리고 유로파이터는 결국 사양을 조절해 가격을 맞추려다고 탈락 최종적으로 F - 15 SE 만이 남게되었지만 이는 본래 공군이 원하던 기체가 아니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3/08/3FX-and-F-15SE.html 참조)


 본래 방사청의 기본 입장은 그럼에도 3 기종 모두 요구 사항을 충족하며 총 사업비 이내로 들어오는 기체를 선택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사실상 F-15SE 로 결정되는 듯 했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결정적으로 역대 공군 참모 총장들이 반대를 하면서 본래 한국 정부와 방사청이 정한 원칙을 스스로 깨버리고 F-15SE 를 탈락시켰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들을 참조)  


 사실 개인적으로는 F-15SE 는 아예 검증이 되지 않은 개조형이고 무엇보다 한국밖에 선택하지 않은 기체이기 때문에 사실상 단독 도입이 될 지 모르는 위험성을 안고 구매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만약 문제나 결함이 생길 경우 쉽게 수정이 가능하지 않고 한국만 쓰는 기종이 될 경우 실전에서 검증할 기회는 매우 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예를 들어 한국 공군이 다국적군 공습에 참여한 경우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꽤 드물 수 밖에 없어 보임. 그러나 F-35A 나 유로파이터는 아무튼 실전에서 검증될 기회가 적지 않음) 실전에서도 문제 없이 성능 발휘를 하는지 알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역대 공군 총장들의 항명 (?) 이 없었다 하더라도 방사청도 이 문제를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보잉이 예상 (?) 과는 달리 아무튼 이 사업비에 맞게 가격을 써냈기 때문에 진퇴 양난의 입장에 빠진 방사청과 국방부는 그냥 지금까지 F-15SE 도 '적합' 하다는 스스로의 평가를 뒤집고 사업을 재추진 한 것이겠죠.


 아무튼 이로써 한국이 원하는 것은 사실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라는 걸 만천하에 공개한 셈입니다. 스텔스 기능이 필요한데 F-15SE 는 안된다면 F-35A 라는 이야기고 사실 PAK-FA 의 경우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의 생각과는 달리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러시아측이 입찰조차 하지 않으려 들게 거의 분명하기 때문에 (들러리가 될 게 뻔한데 수십-수백억을 써가면서 세일즈를 하긴 힘들겠죠) 사실상의 단독 입찰이 된 셈입니다. 


 다만 사업 자체가 무산된 상태에서 후속 사업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기 힘듭니다. 결국은 이웃 일본 처럼 수의 계약 쪽으로 가되 록히드 마틴 쪽이 가격을 낮출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F-35A 를 한국만 싸게 팔 경우 다른 나라에서 큰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실제로 가격이 비싼 전투기를 싸게 팔기도 어렵겠죠) 사업비를 대폭 증액하든지 아니면 수량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해 보입니다. 


 이미 우리가 가진 '경쟁 입찰' 이라는 패가 허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마당에 우리에게는 별 협상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록히드 마틴이 가격을 이번보다 다음에 더 싸게 부를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유력한 해법 가운데 하나는 결국 수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예산이 여기저기 빠듯하고 세수도 시원찮은 마당에 F-X 사업 예산을 대폭 늘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2 차 F-X 사업 처럼 3 차 F-X 사업 역시 3/4 차로 나누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일단 F-35A 40 대를 먼저 구매한 후 20 대를 추후 구매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조속히 재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진짜 인지는 역시 시간이 증명할 텐데 40 기만 구매하더라도 가격이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기사가 사실이면 이전 Aviationweek 발 기사가 기가 막히게 들어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단 생각입니다. 



 이 기사에 의하면 도저히 사업비를 맞출 수 없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F-35A 구매를 위해 수량을 60 대에서 36 대로 줄인다는 것이죠. 


(2012 년 12월 3일 500 파운드 GBU-12 Paveway II laser-guided 폭탄을 투하 실험 중인 F- 35B. 현재는 상당 부분 테스트가 진행되어 예정된 시험 비행의 1/3 을 완료한 상태.   ATLANTIC OCEAN (Dec. 3, 2012) F-35B test aircraft BF-3, flown by Lt. Cmdr. Michael Burks, completes the first aerial weapons release of an inert 500-pound GBU-12 Paveway II laser-guided bomb by any variant of the F-35 Lightning II aircraft. BF-3 dropped the GBU-12 over the Atlantic Test Ranges from an internal weapons bay.  Source : USMC  )    


 진실은 저 너머에... 이지만 아무튼 한국의 차기 전투기 사업은 '한국이 신뢰할 수 없는 협상 대상' 이라는 씁쓸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자기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뒤집었으니 말이죠. 과거 사업에서 경쟁 입찰로 재미를 본 것 때문에 경쟁 입찰을 선호하는 부분은 알겠지만 사실상 너무 패가 뻔히 보여 상대가 거기에 속지 않은 것입니다. 록히드 마틴은 사실상 미공군을 통해 예상 가격만 불렀고 스스로 가격 인하를 할 의지도 여지도 없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수의 계약을 처음부터 했어야 할지 모르죠. 최소한 추태라도 보이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 어떻게 이야기 해봐야 소용없고 앞으로가 문제인데 만약 사업 재추진이 지지 부진하게 진행될 경우 사실상의 차기 전투기 도입은 이번 정부가 아니라 다음 정부에서 (적어도 2018 년 이후 도입 ?) 돈을 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이 드는 이번 사업을 피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는데 사실 아직은 그냥 추측에 불과한 이야기 입니다. 아직은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요.  


 다만 슬슬 노후기 문제가 심각해지는 공군의 사정을 생각할 때 차라리 빠른 계약과 도입이 필요할 지 모르겠습니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기종이 선택되어 협상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과연 어떻게 될 지 현재로써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참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