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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0일 목요일

양적 완화 축소 - 버냉키 쇼크 ?


 지난 2008 년 글로벌 금융 위기때 헬기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을 막겠다는 발언으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은 벤 버냉키 (Ben Bernake) 연방준비위원회 (연준, Fed) 위원장은 2013 년 5월에는 이제는 돈을 그만 뿌릴 때가 되었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벤 버냉키 의장은 2013 년 5월 22일에 있던 의회 합동 경제 위원회 증언에서 처음에는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 처럼 이야기 했지만 질의 응답 시간에는 실업률의 추이를 보면서 자산 매입을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고 이후 시장에서는 Fed 가 양적 완화 (QE  Quantitative easing) 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이후 근 한달간 자산 시장이 요동치는 분위기 입니다. 사실 QE3 가 시작할 때만 해도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던 것과는 달리 QE3 를 축소할 의사를 내비치는 것만으로 상상 이상의 변동성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것은 아이러니 하기까지 한 일입니다.



(의회에서 발언하는 버냉키 위원장  A frame from a screencast from the US House Financial Committee full committee hearing "An Examination of the Extraordinary Efforts by the Federal Reserve Bank to Provide Liquidity in the Current Financial Crisis which took place Tuesday, February 10, 2009, 1:00pm, 2128 Rayburn House Office Building. US Gov. )


 일단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돈을 찍어서 시장에 뿌리고 금리를 내린다면 돈을 빌리기 쉽게 되기 때문에 이자는 매우 낮아지게 될 것입니다. 금리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되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은 메리트가 떨어지는 일이 될 것이고 국공채 금리 역시 떨어지겠죠. 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인플레가 심화되어 결국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개는 본격적인 인플레가 시작되면 잡기 힘들기 때문에 인플레의 조짐이 보이기 전에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었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올리고 돈을 적게 뿌리려고 할 것입니다.


 연준은 2012 년에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 2012 년 9월 3 차 양적 완화 (QE3) 발표와  매달 450 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사들이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중 후자는 시퀘스터로 인한 경기 후퇴를 방어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즉 850 억 달러 정도를 시중에 매달 공급하는 것인데 QE3 를 국채 매입을 언제까지 할지에 대해서는 올해 3 월 (FOMC :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 정례회의 때 이미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83663706 참조)



 즉 미국의 실업률이 6.5 % 이하로 떨어지거나 혹은 인플레율이 2 % 를 넘는 선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실 현재까지 이 수치에 도달하려면 좀 멀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양적 완화 축소는 결국 돈을 뿌리는 걸 줄이겠다는 의미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고전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인플레를 억제하면서 경기 과열을 막는 것 이상입니다. 왜냐하면 달러화가 세계 기축 통화이기 때문이죠. 


 양적 완화와 제로 금리로 시중에는 자금 유동성이 이전보다 풍부해졌으므로 이 자금이 증시나 펀드쪽으로 흘러들어갈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글로벌 경제 하에서 이 자본이 미국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금리가 너무 낮아지니까 은행에 적금을 들기 보다는 이머징 마켓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나오는 것처럼 미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기에 미국내 낮은 금리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 금리가 높은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도 상당합니다.


 따라서 미국 뿐 아니라 이머징 마켓들로 상당액수의 자금이 확산되어 있었는데 이 돈줄을 조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다음에 일어날 일은 자명합니다. 일단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줄어들 것이고 해외에 투자된 주식과 펀드는 다시 미국으로 환수될 것입니다. 달러를 덜 찍어내는 만큼 달러화의 가치는 오를 것이므로 달러화 표시 자산으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며 미국내 금융 자산을 사도 이전보다 수익율은 올라갈 것입니다.  


 지난 한달간 일어난 일이 그것이었는데 6 월 초 (1일에서 13일 사이에만) 에만 아시아 각국 증시가 

 일본 : -9.6%
 인도네시아 : -9.1%
 태국 : -7%
 중국 : -6.6%
 필리핀 : -6.6%
 한국 : -5.9%

 등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중 일본의 경우에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다고 해도 나머지 국가들은 결국 위에서 언급한 달러 캐리 등의 자금 회수가 큰 이유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사정이 이렇다보니 2013 년 6월 FOMC 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는데 여기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만약 미국 경제가 연준 전망대로 간다면 FOMC는 연말께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를 검토할 것이고 "그 이후에도 우리의 경제전망이 옳다면 자산 매입은 내년 중반쯤 중단될 것이다"  라고 밝혀 실제 자산 매입 축소와 양적 완화 출구 전략을 공식화 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다우 존스 지수는 1% 정도 하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이 소식이 전해진 6월 20일 한국의 증시, 채권, 원화는 예상대로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국채 금리도 모두 오르고 있는데 이는 채권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지고 채권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2013 년 5월 1일 - > 6월 14일까지 한달 반동안 10 년 만기 국채 기준으로 연 금리는 

 한국 2.73 % -> 3.19 %
 미국 1.63 % -> 2.13 %
 독일 1.21 % -> 1.51 %
 일본 0.57 % -> 0.81 %
 스페인 4.14 % -> 4.59 %
 이탈리아 3.91 % -> 4.28 %

 정도 상승했고 FOMC 가 출구 전략을 언급한 6월 20일에는 한국 국채 금리가 3 년물 2.94%, 5 년물 3.16%, 10 년물 3.41%, 20 년물 3.56%, 30 년물은 3.65% 까지 상승했습니다. 미국 금리는 10 년 만기 기준 2.334% (20일) 기록해 계속 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FOMC 가 출구 전략을 언급하는 것만으로 세계 각국 국채 금리가 강한 상승세를 타는 중이라서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로존 취약 국가와 일본 처럼 부채가 많은 국가들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채권 금리가 한동안 상승하다가 안정을 찾으면 괜찮겠지만 심각하게 계속 오르는 경우 더 큰 혼란의 우려도 있습니다. 무조건 비관적으로 볼 순 없겠지만 말이죠.   


 물론 양적 완화를 언제까지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양적 완화를 영원히 할 수 없다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혼란은 - 일부 언론에서 버냉키 쇼크라고 하는 - 언젠가는 한번 겪을 수 밖에 없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냉키 의장과 Fed 는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현재의 양적 완화 축소는 1994 년에 있었던 이른바 그린스펀 쇼크와 비슷하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시기 Fed 는 3 % 수준인 금리를 1 년도 안 되 5.5% 까지 끌어 올렸고 결국 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지면서 멕시코가 디폴트 위기에 빠지는 등 국제 금융 시장에 한차례 혼란이 있었습니다. 


 다만 현재는 시장이 오랜 세월 저금리 혹은 사실상의 제로 금리에 익숙해진 상태이고 Fed 가 지난 5 년간 풀어놓은 돈의 양이 1990 년대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한쪽에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결국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세계 경제에 더 바람직하기 때문에 결국 이 조정 국면을 거치고 나면 주식을 포함 시장은 다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94 년의 교훈을 되살려 보면 결국 달러 강세, 채권 금리 급등, 신흥국 자본 이탈 등이 미국이 아니라 다른 취약 국가에 (당시 멕시코 같은)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인데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소비가 살아나는 것이 더 유리한 측면이 존재합니다. 


 진짜 문제는 출구 전략 시행하려고 했는데 미국 경제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는 경우겠죠. 그러면 FOMC 의 출구 전략 언급은 그냥 시장에 혼란만 준 것에 불과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되지는 않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는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은 언급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냥 승부수를 띄운 것 같습니다. 버냉키 의장의 임기도 내년 1월이므로 사실상 임기를 앞두고 주사위를 던진 셈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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